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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다

익산역사문화연구회장 김 복 현

시끌시끌했던 2019년도가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뉴스의 중심에는 특정인이 연일 방영되어 짜증스럽게 했던 뉴스도 이제는 그 막을 내리려는 모양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분단의 서러움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는 언제나 북한 소식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아픈 역사와 함께 통일을 내다보아야 하나 아직은 그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한반도 방위비 문제로 미국과의 관계도 그 앞이 흐려져 있고 유일한 이웃국가인 일본은 아직도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인 양 자신들의 입맛대로 가려 말하고 있다.

또한 일 년에 열 두 번이나 위협적인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이다 보니 북한 소식과 아울러 미국·일본 소식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기구한 운명 속에 묻혀 지냈던 지난날이었다고 생각된다. 한마디로 세월의 흐름을 새삼 느끼게 하는 세상살이였던 2019년이었다.

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오색찬란한 단풍은 어김없이 우리 앞에 다가와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고 있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은, 머지않아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길바닥에 흩날리는 낙엽을 밟다보니 이제 한 해가 다 가고 있음을 절감하게 하고 있는 요즈음 가을이 남기고 간 사연들, 11월은 빨간색 공휴일이 하루도 없는 달이지만 세상 살아가는 묘미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 바로 단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11월은 어느 달보다도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빠르게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단풍 때문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푸른 잎이 노랗고 빨갛게 변하여 꽃보다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니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나서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유명한 산이나 들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도 사람들과 차들이 북적인다.

자연을 즐긴다는 것은 시간이 잘 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아쉬움을 달래려고 빠르게 지나가는 11월을 내 곁에 잠시나마라도 붙들어 놓고 싶어서인지, 대자연과 같이하는 시간을 우리는 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일 년을 결산해야 하는 일들이 산적해 있지만 가을의 단풍놀이만은 누구나 한 번쯤 같이하고 있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멋진 옷단장을 한 산천을 보고 그 아름다움을 모르는 체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자연이 내린 복이 가득한 나라임에 분명하다.

오늘날에는 구태여 산과 들을 찾아 나가지 않아도 도심에서도 단풍을 만끽할 수가 있다. 주변에 있는 공원이나 공공건물의 주변에 나무들이 나름대로 가을 색을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뭇잎들은 봄에 피어나는 꽃보다 아름답다며 모두가 누구나 아름다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는 소중하다. 그리고 가을에 지는 단풍잎은 가을 색을 곱게 차려입어서인지 낙엽 한 잎을 주워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한다.

단풍구경은 구경 중에 으뜸이라고 한다. 이 단풍 속에 잠시 묻혀 있다 보니 세상만사가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또한 단풍잎은 영리함을 지니고 있다고 어느 시인은 말했다. 왜 영리하다고 했을까? 단풍잎들은 찬바람이 불면 살며시 몸을 땅으로 내릴 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을은 위대한 자연의 위력만큼 듬직한 생각을 들게 하는 계절이다.

그리고 가을은 일 년 농사를 지은 농작물을 거두어 갈무리하는 기쁨의 순간을 맛보게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결실은 일 년 동안의 결과물이기에 어쩌면 인생의 결실도 늦가을에 다소나마라도 그 의미를 알 수가 있게 하는 것 같다.

세상은 너무 많이 변했다. 자연과 함께 호흡을 하던 시대는 저만치 가버리고 이제는 삶의 편리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스마트 시대가 되다 보니 모든 것들이 인터넷과 함께 스마트한 시대로 변했다. 스마트 시대가 인간의 감성을 침식당하게 하고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자연과 같이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삶이 컴퓨터, 인터넷에 휩쓸려가는 것 같은 세상이 되어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언제나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하지만 자연의 변화는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음을 우리는 이 가을에 다시금 느끼면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면서 삶의 보람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뒤돌아보면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무한대의 값비싼 선물은 곧 우주 섭리와도 같아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그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들과 산으로 늦가을의 차가운 바람도 마다하지 않고 가을이 주는 사연을 써 보려고 명소를 찾아 풍경을 즐기고 있다.

대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오늘을 행복하게 그리고 내일의 찬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음가짐을 자연 속에 묻어보자. 그리고 찬란한 내일을 위해 무엇인가를 그려보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