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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과 서울올림픽

익산문화원 고문
김 복 현

평화의 제전 평창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다. 세계인들이 발전된 대한민국을 보기 위하여 찾아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세계인을 따뜻하게 맞이할 올림픽 준비에 열중하고 있는데, 북한의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이 2018년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북한의 참여를 위한 남북대화가 2년여 만에 진행되었다. 얼마 전 한반도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감돌았으나 지금은 평창올림픽과 더불어 겉으로는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첨예한 핵미사일 위기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평창올림픽 북한 참여로 한반도 평화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30년 전, 1988년 서울올림픽이 한반도와 세계평화에 끼친 빛나는 성과를 생각할 때 평창올림픽 이후에 대한 희망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음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에 안주하지 말고 올림픽 이후까지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1987년 서울올림픽 유치 당시를 돌이켜 보면 북한은 올림픽 저지 외교 투쟁을 소련, 중국, 동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라틴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북한과 관계가 있는 국가들에게 끈질기게 전개했었다. 결과는 북한의 완패였다. 그래서 만들어낸 북한의 올림픽 폭력행위가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이라고 한다.

당시 대한항공 탑승자 115명은 전원 사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교력과 민주주의 국가역량을 총집결하는 중대한 저력을 마련하는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와 거리가 있었던 동구권 국가인 헝가리를 필두로 동유럽 국가들과 소련, 중국과도 수교를 맺게 된다. 이로 인하여 국력과 국제관계면 및 경제면에서 확실하게 북한을 앞서는 계기가 되었다.

서울올림픽 성공을 보고 당황한 북한이 이에 맞서고자 1989년에 ‘평양 세계 청년 학생축전’을 개최한다. 이 축전으로 인하여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부담만 안게 되었고, 이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또 하나 서울올림픽이 남긴 큰 역사적 의미는 세계 냉전 해체와 한반도 평화 정착의 전환점이 마련되는 초석이 됐다는 점이다. 냉전의 산물로 고통받던 분단국가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에 던진 감동적인 쾌거였기 때문이다.

당시 세계 언론은 한국의 첨단시설 운영과 강남의 고층빌딩과 번화가 모습에 감탄했고, 세계의 안방을 파고든 한국의 모습에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었다. 이에 북한은 서울올림픽 이후 진행되는 국제사회 고립에서 탈피하고자 남한과 ‘남북기본합의서’ 합의 도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그리고 유엔 동시가입을 받아들인다. 한국은 모든 출발을 한·미 동맹의 바탕 위에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한 2002년 한·일 월드컵 역시 대한민국의 발전된 모습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로 1945년 ‘임진왜란’ 이후 한국과 일본이 가장 가까웠던 우방국가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독도문제와 위안부 문제로 다시 한·일 외교가 삐걱거리는 상황이다.

평창올림픽! 남과 북이 전쟁 위기 대신 평화를 상징하는 대회로 자리 잡아 한반도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의 길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대화에서 우리 민족의 아픔인 이산가족 상봉문제와 고위급 회담까지 논의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길도 모색하고 있으나 어려운 문제가 많아 진전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북한의 핵위협이 평창올림픽 이후에 다시 재연돼서는 안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이 북· 미 악화와 한·미 균열로 전환되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전개되는 남북대화는 북 핵미사일 고도화, 대북경제 봉쇄, 북한과 미국의 대치로 지속되는 초유의 상충 속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단군 이래 최대의 국난에서 벗어나야 하는 외교 시험대에 들어서 있다. 외교는 ‘둘’이라는 말과 ‘접다’ 는 말의 합성어라고 한다.

외교는 나의 요구와 상대의 요구, 이상과 현실, 단기이익과 장기이익을 각각 접어 갖고 있다가 하나씩 펼쳐서 둘 사이의 중간 지점인 중용지도를 성취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한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찾아온 평화무드가 순간으로 끝나지 않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로 확산되는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기를 소원해 본다. 평화를 위해 성공한 평창올림픽으로 지구인 모두가 기억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