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위진시대의 7명의 명사들은 대숲에서 노닐며 심오한 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완적·혜강·향수·산도·왕융·유령·완함, 이들은 자연을 중시하고 명예를 가벼이 여겼으며, 서진시대의 죽림은 하내군으로 위나라 종실이 있는 곳이어서 실제로 정치 중심지의 역할을 했으며 칠현이 이곳에 있었다는 것은 조정에 대한 반항의 의미가 있었다. 이들의 언행이 한때의 기풍이 되었기에 세칭 죽림칠현이라고 한다. 일곱 사람 중 완적과 혜강이 가장 유명하며, 시문 또한 가장 아름답다. 여기에 몇편을 소개한다.

-이야기- 혜강

유령은 술을 좋아하였는데, 술병을 든 채 작은 수레를 타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하인에게 “내가 죽거든, 땅을 파 나를 묻어라”라고 하였다.

유령은 술에 취하면 집에서 옷을 벗은 채 이리저리 뛰어다녀 사람들이 그를 방자하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나는 천지를 집으로 삼고, 집을 옷으로 삼았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내 옷 속으로 들어오는가?”라고 했다.

혜강은 낙양의 우마시장에서 처형을 앞두고서도, 안색하나 변하지 않은 채 거문고를 가져오게해서 「광릉산」을 연주하였다. 연주가 끝나자 “원효가 이 곡을 배우고자 했는데,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다. 지금 이후로 「광릉산」은 세상에서 없어지게 되었구나”라고 길게 탄색하였다.

-마음을 노래하다- 완적

한밤 잠 못이루고

일어나 앉아 거문고를 타네

얇은 휘장엔 밝은 달빛 비추고,

맑은 바람은 내 옷깃을 스치네.

외로운 기러기는 바깥 들에서 울음 울고,

나는 새는 북쪽 숲에서 울음 우네.

이리저리 배회하며 무엇을 보려는 것인지.

근심스런 생각에 홀로 슬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