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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는 나라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자

익산시민 유 성 무

2018년 새해가 시작한 지도 벌써 15일이 지났다. 15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에도 남북 대화 재개와 UAE와의 이면합의 파동이 이는 걸 보니, 우리처럼 격동의 역사를 헤치며 살아가는 나라도 흔치 않은 것 같다. 부디 금년에는 국운이 창성하여 내우외환이 사라지고 서민들의 삶이 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돌이켜보면 어느 해 중요치 않았던 때가 없었지만, 2018년은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한 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의 대화와 협력을 축으로 하는 한반도 긴장 해소를 도모하고, 철저한 적폐청산과 함께 민생안정에 국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그런 가운데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한 정치지형의 변동이 일어나는 해이니, 우리 국민들의 주인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하겠다.

촛불혁명을 거친 정권교체 이후 우리 국민 대부분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문제의 근원과 해법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여실히 깨달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안보와 경제성장, 민생안정, 사회복지 등 세상만사가 결국 정치로 귀결됨을 알게 됐다. 또한 정치가 이해관계를 협상하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그 과정은 정의로운 원칙에서 벗어나면 안 됨을 체감했다.

최근에 이명박 정권과 관련된 각종 의혹들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옵셔널 벤처스 주가조작사건을 일으킨 BBK의 실세를 밝히기 위한 검찰 수사와 별도로, 다스의 실소유자를 규명하려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150억원을 모을 정도로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천문학적 예산을 탕진한 해외 자원개발에서도 의사결정의 타당성과 적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도 모르게 자신이 주도하여 UAE와 군사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의 말은 이명박 정권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은 원전 수주와 관련한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했지만,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말에 따르면 군사 양해각서 체결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정권 마음대로 국군의 생명을 담보로 핵발전소 수주전을 벌였다니, 실로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개성공단 중단과 위안부 합의가 박근혜의 일방적 지시로 이뤄졌다고 최근 밝혀진 사실도 이명박 정권의 무도함과 궤를 같이 한다. 개성공단은 남북 관계의 중대한 완충장치였으며, 위안부 합의는 일본의 사죄를 전제로 이뤄져야 하는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역사적 과제였다. 두 사안 모두 국회를 넘어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란 자가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관료들이 이를 따랐다는 것은 현대 민주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위와 같은 일들을 볼 때, 지난 정권 9년 동안 이뤄진 의혹과 비리를 반드시 밝혀내고 단죄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벌써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을 들먹이면서 과거를 덮고 미래로 나가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모든 문제가 적폐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게 된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너무도 모르는 소리다.

세상을 살다보면 당장 해결해야 할 일과 시급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나의 경우를 보면 시급한 일에 쫓겨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뒤로 미루곤 한다. 그 결과 과거에서 이어지는 현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내일도 오늘처럼 헤매게 됨을 보게 된다.

국가의 경우에도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있지만, 이 때문에 모든 문제들의 근원인 적폐를 양산하는 그릇된 정치의 쇄신을 미룬다면 우리의 역사는 결코 전진하지 못하게 된다. 적폐청산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일이며, 이를 척결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시급한 문제들의 상당부분을 효과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느끼는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의 원인은 적폐세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의 장기화에 따른 것이 아니다. 명확하게 드러난 사실을 왜곡하고 비호하는 세력들을 일거에 단죄하지 못하거나 안 하는 국가권력에 대한 자괴감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추상같은 공직기강과 멸사봉공의 자세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 적폐세력을 뿌리 뽑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결국 국가의 모든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법은 정치에 있으니, 잘못된 정치를 국민의 힘으로 뜯어고치지 못한다면 나라다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2018년에 우리는 지방선거를 통해 국가혁신을 추진하는 세력에게 적폐청산을 위한 힘을 실어줌으로써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다. 우리 국민 모두 이 기회를 살려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자는 다짐이 무술년 새해를 맞이하여 서로에 대한 최고의 덕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