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포선전>에 기록된 말로 기산의 절개. 곧 굳은 절개나 신념에 충실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한漢나라에 설방이란 자가 살았다.

하루는 한나라 조정에서 그를 임용하기 위해 사자를 보내왔다.

그러나 설방은 정계로 나갈 생각이 전혀 없었으므로 거절하며 말했다. “요·순 임금 때에 그 아래 허유許由와 소부가 있었습니다. 지금 위에 계신 임금께서는 요순시대의 덕을 높이려 하시니, 저는 기산지절을 지키고자 합니다.”

설방이 말하는 「기산지절」이란 요임금 때 덕망이 높았던 허유가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기산에 은거하면서 절조를 지킨 이야기로 그 내용은 어느 날, 허유는 요 임금이 자신에게 임금 자리를 양위하겠다는 말을 듣고는 귀가 더럽혀 졌다면서 영천으로 뛰어가 귀를 씻었다.

때마침 소부가 소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귀를 씻고 있는 허유의 행동을 보고 이상히 여겨 물었다. “영천에 와서 귀를 씻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이에 허유가 대답했다. “요 임금이 나에게 임금의 자리를 양위한다고 하지 않소. 나는 이 말을 듣고 내 귀가 더럽혀진 것 같아 냇가로 와 씻는 것이오.”

그리고는 곧장 기산으로 들어갔다.

허유의 말을 들은 소부는 소에게 물을 먹이려던 것을 멈추고 발길을 돌리며 말했다. “더러운 말을 듣고 귀를 씻었으니, 이 물 또한 더럽혀졌을 것이다. 그런 물을 소에게 먹일 수는 없다”라며 소부 또한 그 길로 기산으로 들어가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이제 총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거리거리를 누비며 한자리 잡아보겠다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굳은 절개나 신념이 있는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