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 관계에 있는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에 타고 있다는 뜻으로 적의를 품은 사람들이 같은 처지에 놓인 것을 비유하는 말로 서로의 필요에 따라 서로 돕기도 한다는 것이다.

『손자』의 <구지·九地>편에 이런 말이 있다.

병兵을 쓰는 법에는 구지·九地가 있다. 그 구지 중 최후의 것을 사지·死地라 한다. 주저 없이 일어서서 싸우면 살길이 있고, 기가 꺾이어 망설이면 패망하고 마는 필사의 땅이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필사의 장場에서는 병사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유능한 장수의 용병술은 예컨대 상산常山에 사는 솔연率然이란 큰 뱀의 몸놀림과 같아야 한다. 머리를 치면 꼬리가 날아오르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덤벼든다. 또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

이처럼 세력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

옛날부터 서로 적대시해 온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고 하면 강 가운데에 이르렀을 때에 큰바람이 불어 배가 뒤집히려 한다면 두 나라 사람은 평소의 적개심을 잊고, 서로 왼손 오른손이 되어 필사적으로 도울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전차의 말들을 서로 단단히 붙들어 매고 바퀴를 땅에 묻고서 적에게 그 방비를 파괴당하지 않으려 해봤자 최후에 의지가 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의지가 되는 것은 필사적으로 하나로 뭉친 병사들의 마음이다.

20대 총선이 끝났다. 각 당마다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네 탓 내 탓을 외치며 싸우는 형국이다. 오월동주란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사는 길은 오직 하나로 뭉치는 길밖에 없다.

국민들의 눈이 무섭지도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