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굼뜨게, 실행은 재빠르게-

세상의 모든 일은 말에서 시작되고 그에 따른 행동으로 끝을 맺는다. 이처럼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면 사람과 사람사이에 다툼이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고의적이든 부득이한 사정이 있든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래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子曰, 君子慾訥於言而敏於行·자왈, 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

군자라면 말은 굼뜨게 하고, 재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여기서 눌은 말을 더듬거리는 것이고, 민은 빠르고 영리하다는 뜻이다. 눌은 듣는 상대를 답답하게 할 정도로 느려터진 것이고, 민은 상대방이 깜짝 놀라게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눌과 민은 정반대다. 이처럼 말과 실행이 일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이를 좁히는 것은 사람들의 영원한 숙제이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세상이 많이 변할 것이다. 술 소비가 줄어들고, 담배나 마약 같은 환각적 물질이 줄어들고 언약이나 계약서 작성이 간편해지고 종교의 힘도 약해질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하겠다고 말만 하면 그대로 실현되는데 세상살이에 무슨 고통이나 문제가 있을까.

이런 사회가 된다면 불신과 불만의 소리가 잦아들고 웃음소리가 여기저기 가득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말과 실행 사이는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래서 우리는 말을 줄이고 약속을 신중하게 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말은 하기 쉽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지만 실행은 어렵고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말이 실행을 따라갈 수 없고, 말이 실행을 앞설 수 없기에 둘 사이의 틈을 줄이려면 말을 적게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말은 굼뜨게, 실행을 재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