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석굴암과 종묘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해인사에 봉안된 팔만대장경은 13세기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을 부처님의 가피로 막아내고자 조성한 불사의 결정체다. 몽골군의 방화로 기존의 ‘초조대장경’과 ‘속장경’이 소실되자 고려 왕실은 대장경 간행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팔만대장경의 구성은 대승삼장, 소승삼장, 보유잡장의 세 부분으로 되어있다. 삼장이란 세 개의 광주리라는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 ‘트리피타카’를 한문으로 번역한 말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팔만대장경의 학명은 ‘트리피타카 코리아나’이며, 팔만이란 숫자의 의미는 경판의 숫자가 8만 1,000여개에 이르기 때문이며, 또 8만 4,000개에 이른다는 인간의 번뇌 각각을 처방하는 8만 4,000 법문을 수록했기도 하다. 한국불교가 지향하는 대승불교에 관한 내용이 맨 앞쪽의 대승 삼장으로 보살행 곧 보현행원(普賢行願)으로 상징되는 대승불교적 깨달음의 세계와 거기에 가는 방법을 설명하고, 소승삼장은 소승불교에서 받드는 주요 경전으로 부처님이 열반할 직후 가장 먼저 발생해 초기불교의 교리로 확정된 것이고, 보유잡장은 대승삼장이나 소승삼장과 달리 정연한 체계가 없다. 고승들의 전기와 여행기, 불교 백과사전에 해당하는 사서류, 경전 목록까지 수록했다.

경판의 개당 길이는 68cm~78cm로 일렬로 이으면 최대 부산에서 신의주까지의 직선거리가 된다.

고려 말기에서 조선말까지 글자가 마멸된 원판 대신 새로 깎아 넣은 보각판 82판과 1915년 오다간지로(조선총독부관리)가 만든 보각판 18판, 그가 만든 보각판을 1937년 다시 복제한 18판 등 118판이 보태진 사실이 확인되었다. 진품이 아닌 것도 섞여 있다는 말이다. 논란 중인 경판을 포함한 대장경은 8만 1,352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