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세상은 변화하고 그 언저리에 위치한 문화 예술 또한 변화를 겪으면서 때로는 그 사회의 중심에 서서 주도하기도 했으니 - 서구의 산업 혁명은 문화 예술계의 변화에 역사적 사건이기도 했다.

문화 예술과 산업의 관계에서 시대적·정치적 상황에 따라 항상 경제적 논리에 문화 예술은 종속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도 그와 같은 상황은 변함없이 진행 중이지 않나 생각된다.
첨단으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 가상 현실, 블록체인, 빅 데이터 등 각양각색의 분야별 기술혁명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4차 혁명의 성장과 우리 익산도 그 한가운데 서 있다고 자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의 등장은 더욱 애매모호한 전대미문의 변화까지 맞이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일련의 사회 변화가 문화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동시에 문화 예술계는 이에 대한 대비는 잘하고 있는지, 또한 어떤 정책이 요구되는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야만 할 것이니 - 여기에 더하여 문화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와 암울한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의지에 따라, 또한 새로운 기술 자체가 가져다주는 관성에 따라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으니 - 기술이 계속하여 발전함에 따라 여유시간이 증가하면서 문화 예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사회 변화가 우리 문화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의 핵심 요소는 예술과 기술의 결함을 통하여 창조 활동이 다양화된다는 점이다. 지금 소위 이야기하는 인공지능, 가상 현실, 블록체인, 빅 데이터와 예술이 만나서 새로운 시도들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한 창작실험 활성화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고, 완벽한 이해는 아직 이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기술자와 예술가의 협업 강화를 위한 플랫폼 마련이나 융복합 창작지원 강화, 창작적 예술 활동에 필요한 기술 발굴 및 확산 지원, 예술인 등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전문적 교육 훈련 등의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새로운 예술 활동이 가지는 가치와 영향에 대한 적극적 논의도 필요하다. 특히나 기술 발전에 따라 과거에는 인간 주체성에 기반을 두었던 근대적 인간관계의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휴머니즘에 대한 고민, 즉 인간 주체성 약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왜곡,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이 문화적 가치 손상을 야기할 수 있는 신기술의 파급력에 대한 조사분석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힘이 들고 암담했을 경우 다른 제3 자에게 이야기하면서 힘든 마음을 위로받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다르지 않다는 공감이 있을 때 더 큰 위로를 받는데, 내 이야기가 문화 예술작품이 되고, 내가 주인공이 되면 더 많은 위로가 가능하다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일반 국민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되 어려운 경우 예술가가 옆에서 대신 문화 예술작품으로 표현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하겠다. 설사 예술작품으로 나오지 못한다 해도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화 예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할 것이다. 물론 일련의 과정에 대한 기록과 아카이빙도 중요하다.
이와같이 문화 예술인과 국민이 직접 만나서 소통한다면 문화 예술을 일상 생활 속 문화 예술을 실현하여 국민 속에 보다 더 가까이 있을 수 있을 것이고 더불어 시민들은 그동안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문화 예술의 심리 치유 역할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게 되어 문화 예술의 필요성을 적극 공감하게 될 것이니 -

문화 예술은 사회적 변화가 가져오는 충격을 흡수하고 사회가 불안과 함께 해체되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문화 예술계의 예술인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문화 예술 정책이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