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지난달 28일 희망연대에서 ‘민선 6.5기 익산시 과제는?’이라는 주제로 시민토론회를 가졌다. 저를 포함하여 서휘석, 원도연 원광대 교수님을 패널로 하고 청중 50여분과 함께 토론회를 가졌다. (가칭)희망포럼준비위에서 개최했는데, 이 모임은 희망연대가 야심차게 만든 토론모임으로 앞으로 익산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이슈나 쟁점 사안에 대해 깊이 있고 허심탄회한 이야기, 더 나아가 시민들의 생각들을 공유하고자 만든 모임으로, 시민과 함께 하는 첫 시민토론회를 연 것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토론회의 주제로 무엇을 할 것인가 많은 시간 고민했는데, 역시 오는 4월에 시장 재선거가 있고 마침 이 때가 민선 6기의 중반을 넘어서는 시기여서 한번 정도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주제를 익산 6.5기 과제로 잡았다. 6.5기라는 말은 원래 있는 말은 아니지만 지금의 현 상태를 표현하는데 좋을 것 같아서 임의로 만들어 본 것이다.

어떤 분들은 민감할 때 하는 행사라 정치성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신 분도 있었지만, 이미 오래 전에 준비해 온 계획이며 여러 이유로 마땅히 해야 할 것을 못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하여 과감히 밀어부쳤다. 또 어떤 분들은 ‘할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하고 명확한 정보가 선행되어야 하고 당사자인 정부가 빠진 상태에서의 우리끼리의 토론은 그 의미도 희석되기에 주제로 선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에서 ‘백지화’가 선언되었다.

이번 토론방식은 기존 토론회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했다. 기존 토론방식은 주로 패널들이 발제를 하고 지정토론자가 토론을 하며 일부 청중에서 질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민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패널의 발언을 제한하고 오히려 청중의 발언을 강화했다. 주제에 대해 시민의 생각을 스케치북에 쓰게 하여 사회자가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6.5기 익산과제에 대해 서휘석 교수는 익산의 정체성을 찾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히시며 특히,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종합적 접근이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셨다. 예를 들어, 경제활성화하면 무조건 앞뒤 없이 기업유치!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셨다. 여러 가지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단 것을 강조하셨다. 원도연 교수는 2년만 생각하고 시정을 펼쳤으면 좋겠으며 그 2년은 주로 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모든 과정은 평가를 동반했을 때만이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는데 그런 성찰 없이 보여주기 위한 성과위주의 공약을 남발하게 되고 그것이 오히려 문제를 생산한다고 일갈하셨다.

두 교수님의 말씀을 듣는 과정에서 나는 많이 놀랐다. 토론회 전에 희망포럼준비위에서 선행토론을 했는데 거기서 나온 의견과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박 시장이 탈락하는 아픔이 있지만 오히려 남은 2년을 새로운 사업을 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나온 과제나 고질적 문제들을 푸는 중요한 시기로 삼는다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정확히 일치한 것이다.

그렇다. 잃어버린 2년이지만 남은 2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하나의 전기를 세울 수 있다. 사실, 박 시장의 당선도 한번 정도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시민들의 변화바람이 아니었던가? 쉼 없이 달려와서 1조원대에 육박하는 예산규모는 늘었지만 또한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들이 생겼고 익산의 과제 역시 큰 진척이 없는 상태가 유지되었다. 한번 정도는 갈무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딱 지금이 적기이다. 6년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2년을 생각한다면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기존 사업과 과제, 그리고 문제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찾고 로드맵을 그려가는 것이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산의 정체성도 드러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현 권한대행 체계에서 오히려 안정감 있게 시정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웅재 체제에 대한 평가가 좋다. 이유가 뭘까? 6개월 남짓 기간에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기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사심 없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러니 아닌가? 재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탄생한다면 많은 토론을 하면 좋겠다. 전문가, 시민단체, 시민과 함께 정말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그 속에서 희망이 빛날 것이다. 6.5기의 남은 2년이 익산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