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주 이리자선원 원장

요즈음 우리 사회의 각 지역에서 선거에 대한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우리 익산에서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시장, 도의원 선거가 함께 치러지기 때문이다. 과거에 여야 양당과 무소속이었던 형태가 새로운 신당이 만들어지면서 더욱더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 시민들은 더욱더 갈팡질팡 이다. 누가 옳고 그르며, 나에게 또는 나의 지역에 무엇이 이로움이 되고 해로움이 되는지 조차 모르는 것 같다. 마냥 주변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누가 좋다더라, 누구는 그렇다더라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선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우리에겐 대통령이 필요해’라는 동화이다. ‘정정당당나라’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놀부가 대통령이 된다. 욕심 많은 놀부가 착한 동생 흥부로 인해 뉘우치고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이 모은 돈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쓰는 등 착한행동을 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이야기다. 오는 4월 13일에 국회의원 및 시장, 도의원 보궐선거가 있다. 양분과 햇빛과 바람을 공급받고 크는 나무처럼 우리 사회에서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가 필요한 것 같다.

우리 사람은 사회적동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숙명적으로 어쩔 수 없이 집단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몇 사람만 모여도 거기에는 사회적 집단이 형성되고 반드시 지도자와 피지도자가 있게 마련이다.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지도자는 다 있다. 가정에서부터 마을에도 직장에도 단체에도, 사회에도 국가에도 세계에도 없는 곳이 없다. 지도자는 가장 윗자리만 지도자가 아니다. 어느 모로 보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은 다 지도자이다. 그래서 지도자는 머리이며, 머리의 지시에 의해서 몸뚱이는 그대로 움직인다. 그 머리가 제대로 된 머리가 아니라할지라도 몸은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도가가 중요하다. 아마도 이 원칙은 그동안 한국사회나 우리 지역사회에서도 무수한 경험을 해 와서 독자들은 머리를 끄덕일 것이다. 지도자 한 사람 잘못 선택하여 얼마나 많은 혈세가 낭비되고 시민들은 고통을 감수했는가? 생각해 보면 그렇게 우리가 어리석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중국에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지도자를 의미한다. 소인은 일반인이다. 무슨 일이건 지도자가 향하는 방향으로 일반인 휩쓸린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모든 지도자들은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은 덕목을 갖춘 사람을 지도자로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이나 자기가 속해 있는 단체나 지역을 위한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지도자로서 덕목은 다음의 4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보통 이상의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지식(知識)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지식은 인생행로(人生行路)에 있어서 눈이다. 모든 일을 처리하는 힘이다. 소경이 길을 인도할 수 없듯이 그 길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서는 그 길을 인도할 수 없는 것이다. 알아야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보다 많이 배우고 견문을 넓히며 생각하고 실천하고 깨우쳐야한다. 만일 지도자가 시민들보다 지식이 아래일 때는 지도자로서 제1차적 자격이 상실된 것이다.

둘째는 시민들에게 신용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는 신용(信用)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믿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금언옥설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하여도 따르지 않는다. 확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신용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의 公約을 空約이라 한다. 그래서 국민은 정치인의 활동에 ‘신물이 난다’는 표현으로 불신하고 있는 현실이 그 예이다. 그러므로 신용을 잃지 않으려면 신용을 생명보다 소중하게 알아서 언제나 대의를 앞세우고 명분을 지켜나가야 한다. 또한 함부로 언약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만약 언약을 했으면 그 언약은 죽기로써 지켜야 한다. 부득이 지킬 수 없는 것이라면 바로 물러버려야 한다.

셋째는 시민들에게 사리(私利)를 취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공익심(公益心)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사리란 정당하고 공정하지 못한 사사로운 이득을 말한다. 지도자의 본분은 오직 시민들의 앞길과 이득을 위해서 정신 육신 물질로 봉사하는 것이며, 사회 전체의 복지와 공익을 위하여 개인과 대중을 지도하는 것이 그 본분이다. 지도하는 이가 사사로운 이해에 눈이 가리면 올바른 지도를 할 수가 없고 남의 전정(前程)을 그르치게 되며, 사회 국가의 장래를 망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리를 취하지 않으려면 초심(初心)으로 살아야 한다. 인생의 가치가 초심에 있음을 알아서 오직 보은일념(報恩一念)과 의무이행(義務履行)으로 나가야 한다.

넷째는 일을 당할 때마다 지행(知行)을 대조하여야 한다. 이는 실천(實踐)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아는 것이라도 바로 실행할 수 없는 일이 많은 것이다. 스스로 실행하지 못한 일과 서로가 아직 실행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지도하면 믿지 않고 실행할 의욕도 내지 못하며 결국 공론(空論)이 되고 만다. 자기도 알지 못하면서 남을 가르치는 것은 소경이 길을 안내하는 것과 같고, 스스로 실행하지 못하면서 남에게 실행하도록 권하는 것은 앉은뱅이가 길을 인도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지행을 잘 대조하려면 일하기 전에 그 일에 대해서 아는 것과 실행과정을 챙겨 대조해야 한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도 대조하고 일을 하고 나서도 대조하여 잘되었는지 하자는 없었는지 대조하고 대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상의 4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지도자의 덕목이다. 그러나 비록 4가지라도 평생을 두고 갖추어야 할 내용이요, 지도를 잘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를 좌우하는 핵심적 내용이다. 그러므로 지도자가 되려는 지혜 있는 사람이라면 이상의 내용을 가슴에 새겨 지도가 된다면 그 지도의 전도가 거룩하게 사회에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