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 노나라가 제나라의 공격을 받아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조정에서 다급하게 긴급회의가 열리게 되고 누구를 대장군에 임명하여 싸워야 할지 갑론을박이 벌어졌을 때 재상인 공의휴가 대장군 자리에 오기가 제격이라며 추천했지만 다른 대신들이 반대했다. 이유인즉 오기의 아내가 침략국 제나라 대부의 딸이였기에 임전하였다가 배반할지 모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스승 증자가 맺어준 인연, 자신의 출신과 신분에 비해 과분한 아내, 이로 인해 오기는 총사령관의 자리에 오르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조정에서 이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결국 오기도 알게 되었고 그 즉시 오기는 칼을 들고 집으로 가 아내에게 말했다.

“남편이 장수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싸늘한 남편의 시선과 말에 아내는 겁에 질려 답했다.

“세상에 어느 부인이 남편의 출세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오기가 다시 말했다.

“지금 제나라군이 처들어와 조정에서 나를 총사령관에 임명하여 싸우게 하려하오. 하지만 부인이 제나라 사람이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어찌하면 좋겠소?”

오기는 말을 끝내기 무섭게 단칼에 부인의 목을 베어버렸다. 오기는 잘린 아내의 목을 비단 보자기에 싸들고 노나라 조정에 들어갔다. 그리고 군주와 관료들 앞에 아내의 목을 내던지며 말했다. 이제 총사령관이 되어 제나라 군사와 싸우러 가도 되겠느냐고, 노나라 군주 목공을 비롯한 각료들 모두가 얼이나가 아연 실색을 하고, 결국 오기는 노나라의 총사령관에 임명이 된다.

이러해서 자신이 원하던 한 나라의 장수가 되었다.

살처구장·殺妻求將 아내를 죽여 장수의 자리를 구걸하다. 이로 인해 생긴 사자성어다.

출세를 위해 잔인할 뿐 아니라 반 인륜적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즉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는 자나 그런 행위를 이를 때 쓰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