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도덕경 2장을 먼저 옮겨본다.

『세상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아름다운 줄 알지만 이는 추함이다. 모두가 선을 선한 줄 알지만 이는 악함이다. 그러므로 있고 없음이 서로 생겨나게 하고, 어려움과 쉬움이 서로 이루어 내고, 길고 짧음이 서로 견주고, 높고 낮음이 서로 기울고, 음과 소리가 서로 화합하고, 앞과 뒤가 서로 따른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인위적인 행함이 없는 일에 처하고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을 행하며 만물을 만들어 내고도 말하지 않는다.

생기게 하고도 소유하지 않고, 행하고도 자랑하지 않고, 공이 이루어져도 머무르지 않는다.

대저 오직 머물지 아니하니 이런 까닭에 떠나지 않는다.』

서양 문화의 뿌리인 그리스 철학에서 진선미는 우리 인류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였으며 중국의 상고시대 문화 또한 이와 같았다.

특히 인생철학은 반드시 지선至善에 이르기를 요구했다.

이후로 어떤 종교·교육·철학이든 미와 선이라는 정해진 틀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변變이 정定에서 생기고 그 둘이 하나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무릇 사람이 만든 이른바 미와 선은 한순간에 흔적조차 없어지고 일찌감치 불미不美와 불선不善의 선구자가 되어버린다.

이는 자기가 먼저 도라는 하나의 환상을 세우고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사실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에 이미 도에서 너무 멀어져 버리고 만다.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하면 이는 추함이다. 선을 선하다고 하면 이는 악함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