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와 이혼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첩과는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었으며, 때로는 팔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이혼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 그것은 처가 칠거지악의 죄를 지면 버릴 수 있었다. 첫째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것, 둘째 대를 이을 아들을 낳지 못하는 것, 셋째 나병이나 간질과 같은 고치기 어려운 병에 걸렸을 때, 넷째 질투를 하는 일 다섯째 부정한 행위를 저지를 때, 여섯째 말을 많이 하는 것(口舌), 일곱째 남의 물건을 훔쳤을 때이다. 이와 같은 잘못이 있을지라도 내쫓을 수 없는 ‘삼불거·三不去’란 제도가 있었으니, 시집와서 시부모의 삼년상을 치른 경우, 시집온 후 재산이 크게 불어난 경우, 쫓아냈을 때 오갈 데 없는 경우를 이른다.

이러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규범적이었고 현실적으로는 이혼이 쉽지 않았다. 이혼으로 인하여 파생되는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조선 후기의 사대부들은 한 번 부부의 연을 맺으면 관청에서 조사를 하고, 심지어 왕이 벌을 내리는 한이 있더라도 이혼이 허락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첩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내쫓을 수 있었다.

또한 ‘여자가 시집을 갔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집의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속담이 있었으니 소박맞은 여인이 돌아갈 곳이 없어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남편은 해에, 처는 달에 비유했으니 이들은 오직 하나밖에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사회는 동성 간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자연의 섭리를 그르치는 일이 아닌가 싶다. 격세지감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