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역사 문화 회장
김 복 현
노랗고 빨갛던 형형색색의 단풍잎들이 소리 없이 바람에 떨어져 어딘지 모르는 길을 향하여 바람과 함께 뒹굴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잠시 즐겁게 하였던 아름다운 단풍잎은 이제 낙엽이 되어 낙엽의 본연자세로 돌아가고 있다. 그 낙엽을 보고 있노라면 낭만적이었던 생각보다 서글픈 생각이 드는 계절이 요즈음이다. 여기에 찬바람과 같이 활짝 피어난 국화 향기도 저 멀리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기온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면서 거리의 가로수들도 단풍에서 낙엽으로 변해 뚝뚝 떨어지고 있으며 이미 설악산에는 눈이 내려 겨울로 접어들었음을 알리고 있다. 바야흐로 계절은 입동 절기를 보내고 겨울로 접어들어 추운 날들이 우리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백년 만에 찾아온 금년 여름날의 폭염도 옛이야기처럼 되어버렸고 2018년도 달력도 한 장을 남긴 채 세월은 우리 곁에서 어딘가로 마구 달려가고 있다. 만물들은 봄이 되면 봄에 맞는 옷을 입고 여름이 되면 여름에 적합한 옷을 챙겨 입어야 하듯이 이제 눈보라가 휘날릴 추운 겨울을 생각하면서 겨울옷을 챙겨 입을 준비를 해야 하는 일이 자연이나 우리 사람들에게도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 가는 세월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 너나 할 것 없이 예년과는 달리 단풍구경을 나서는 사람들이 많았던 가을이었던 것 같다. 특히 평소에는 산을 찾지 않았던 사람들도 금년 가을에는 오색이 찬란한 마지막 단풍놀이 겸 등산도 하고 지역에서 펼쳐지는 각종 축제장을 찾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살기가 고단하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음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는 사이 세월은 우리를 겨울 속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단풍놀이나 축제장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연인을 만나는 것처럼 설레 임도 같이 하고 있어서 느낌이 퍽 좋았으나 막상 단풍구경 현장에 도착해보니 밀려오는 차량과 인파는 장난이 아닌 엄청난 차량과 인파로 가득한 것을 보고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구나 농촌에서는 일손이 부족하여 힘들어 한다고 하는데 단풍 길에 들어서고 보니 인파로 가득한 채 가고 오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관광지의 단풍은 계절의 상징처럼 우리를 반가이 맞이해주고 있어서 단풍구경을 나름대로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단풍 길 인파에 휩쓸려 가는 나를 발견하고 나만의 단풍구경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하는 단풍구경을 할 수 있어서 그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다. 그리고 축제장을 가보니 축제장에도 젊은이의 역동적인 모습이 있어서 좋았고 먹을거리 부스에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향토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추억거리가 되었으며 평상시에 볼 수 없었던 각종 공연을 볼 수 있어서 가는 가을을 나름대로 즐길 수 있었다.
그 좋은 모습도 이제 내년을 기약하면서 우리는 가는 세월 속에 묻혀야만 했다. 특히 모처럼 신명나는 풍물놀이나 민속놀이를 볼 수 있어서 더 좋았고 어느 축제장이나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노래자랑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가을이 된 것 같았다. 진한 추억거리를 남긴 금년 가을인 것 같다
모두가 삶의 의욕을 되살리는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에 그 속에 함께 묻혀 보는 것이 어쩌면 살아가는 하나의 행태 같았다.
그래서 축제는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던 것 같다. 또한 모처럼 나간 가을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면서 겨울을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떠오르는 겨울 나기준비를 해왔던 습관이 다시 살아나는 것도 자연의 순리 같기도 하였다.
그리고 추운 날이 다가오면 불조심을 해야 하는 생각도 떠오른다.
화재하면 떠오르는 것이 119를 연상케 하고 있다. 왜 119일까? 11월 9일은 매년 맞이하는 소방의 날이다. 소방 정신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하기 위함에 그 의미가 있음을 우리는 다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땔감으로 사용되었던 목재나 연탄이 주를 이루었으나 지금은 유류 전기 가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효율성이 높아진 반면 화재 시에는 폭발이나 감전 그리고 가스로 인한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것을 우리는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편리성에 비해 위험성도 높아지는 양면성을 지닌 현실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가는 가을을 보내고 오는 겨울을 맞이하여 금년 겨울도 사고 없는 안전한 겨울이 되기를 바라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