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더포럼 대표
김 성 중

대부분의 악취는 많은 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한 성분의 합으로 생각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수질이나 대기오염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면 더 이상 민원이 없는 반면, 악취는 개인에 따라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정도가 다른 감각오염이므로 악취의 원인을 제어했다고 해서 더 이상 민원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산업단지들로 인해 악취 민원이 많은 청주시의 경우 2015년에 네 번에 걸친 지정악취물질 측정결과, 암모니아 농도가 가장 높게 측정되었으나 기준치 이내였다. 공공하수처리시설과 분뇨 및 가축분뇨처리시설, 음식물 재활용시설이 반경 1km내에 밀집되어 있는 충주시의 경우에도 2016년에 두 달간 측정결과, 검출된 암모니아의 농도는 배출허용기준 이내였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의 악취 민원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공학적으로 측정된 결과를 지역주민들이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의 악취인식과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왜 그럴까?

현재 악취방지법에서 지정된 악취물질은 22개이나, 악취를 발생시키는 물질은 수천 종이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질도 많다고 한다. 악취를 분석하기 위한 시료채취 과정에 문제가 있다. 악취는 대기 중에서 휘발되며 확산되는 특징을 갖는다. 따라서 시료채취가 이루어지는 날의 기상에 따라 실시간으로 악취의 확산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악취발생으로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때와 악취를 측정하는 시기가 다르다. 또한, 대부분의 장비가 국외에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상황에 적합한지도 불확실하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2021년까지 724억 원의 예산으로 환경측정 장비개발을 위한 ‘그린 패트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현재까지 공학적으로 악취 측정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의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악취 인식이 반영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첫째, 배출사업장, 지역주민, 감독기관(지자체), 그리고 악취관련 전문가를 포함시킨 ‘악취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맺어 나가야 한다.

둘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실시간 측정된 악취농도를 전광판에 보여주는 방법으로 악취물질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줘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여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냄새가 발생하지만 수치상으로 ‘허용규제농도 이하’ 라는 심리적 안도감을 줄 필요가 있다.

셋째, 악취 배출사업장은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주민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사업장을 공개하여 주민들의 불신을 불식시키는 ‘사업장 환경관리 주민방문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싶다. 또한,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금전’보다는 ‘기술 향상에 의한 악취 방지’로 해결해 나가는 근본적인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넷째, 관련 조례를 제정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측정기술만으로는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익산시가 보다 강력한 조례를 제정하여 악취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본의 기타큐슈市가 좋은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익산은 환경민원을 극복하고 ‘환경모델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도 익산시의 다양한 정책 추진과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하다. 위에서 제시한 정책적 대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악취의 ‘사회적 수용성’에 관한 요인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일이다. 악취 민원이 발생되는 ‘인과 구조적 지식’을 축적한다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근접한 해답을 찾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는 문제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문제의 회피는 또 다른 예산 낭비와 경영 실패의 결과만을 양산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