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함해국 대표

유은미

미세먼지 가득한 요즘 ‘안녕하냐’는 인사가 무색해졌다.

하루가 멀게 울리는 미세먼지 경고음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취약한 미세먼지는 학교등교, 야외활동 등의 제약이 되면서 부모와 보호자들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에게 더 큰 두려움은 당장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에 있다. 이는 두려움을 넘어 공포감으로 확장되어 도시, 국가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익산은 경보가 요란할 때마다 원치 않는 1위를 종종 한다. 전국 미세먼지 1위라는 타이틀은 현실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성적이다. 봄에는 미세먼지, 여름엔 각종 악취로 인간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살기 어려운 도시가 되어버렸다. 또한 경기까지 어려우면서 이중, 삼중고를 넘은 깊은 늪에 빠진 진퇴양난이 익산의 근황이다.

어쩌다 청정도시 익산이 이런 불명예를 얻게 되었을까? 안타깝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지혜롭게 극복해야 한다. 미세먼지의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누구나 다 예측하듯이 녹지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최고의 공기 청정기는 숲이다.

익산은 평야지대가 많고 높은 산이 없어 미세먼지에 더더욱 취약하다. 도시숲은 취약한 익산의 공기 질을 높이고 오염물질로부터 방어림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미 숲의 공기청정 기능은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그러나 산업과 경제논리에 밀려 도시숲, 마을숲의 조성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지금부터라도 숲을 조성하고 가로수를 더욱 풍성하게 조성해야 한다. 또한 이미 형성된 가로수의 수종이 적합한지 판단하고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이루어졌던 가지치기 방법 또한 진중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다른 지자체의 미세먼지 대응 방법을 보면 경남에서는 미세먼지 저감 숲을 대규모로 조성하겠다고 하였으며, 세종시는 취약계층의 마스크, 공기청정기 보급이라는 대책을 발표했다. 익산시 또한 상대적으로 예방이 취약한 지역아동센터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겠다는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경남 외에는 녹지 비율을 높이는데 적극적인 계획이 아직은 마련되지 않아 아쉬운 감이 있다.

이 중 최근 눈에 띄는 행사가 있다. 우리시 늘푸른공원과와 사단법인 푸른익산가꾸기 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5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이다. 나무 심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익산시민에게 무료로 나무를 분양하는 행사이다. 오는 3월 21일부터 22일까지 종합운동장에서 신분증을 지참한 익산 시민이면 누구나 1인당 3그루의 나무를 받을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집집마다 나무가 우거지는 도시가 되길 바라본다.

우리는 그동안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감사한 일임을 잘 모르고 살았다. 우리 삶에 공기가 1분만 없어도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걸 주었지만 우리는 상처만 주었다. 이제는 서로 인내하고 양보하며 자연의 그 상처를 우리가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인류가 지금껏 많은 재난과 재해를 슬기롭게 헤쳐왔듯이 우리는 또다시 이 위기를 해결할 것이다.

삶의 작은 실천부터 굵직한 지자체와 국가정책까지 고루 균형을 맞춰 이뤄간다면 조만간 우리는 맑은 하늘을 매일 보며 지금의 어려움이 깨끗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 서로의 노력으로 매일 ‘오늘도 안녕하시냐’는 물음에 상쾌한 웃음으로 대답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