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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개벽

정신요양시설 삼정원장
김영주

보통 인간의 삶은 두 가지 요소로 살아간다. 하나는 밥이고 둘은 자유다. 또한 이 두 가지 요소 중 한 가지만 가지고도 살아갈 수 없다. 자유 없는 밥만 가지고 살 수 없고, 밥 없는 자유만 가지고 살 수도 없다. 인간의 삶이 풍요롭고 조화 있는 삶을 위해서는 밥과 자유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이 된다.

오늘의 물질문명은 끝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한없이 발달되어 가고 있다. 눈부신 과학의 발달, 경이적인 기술혁신, 고도의 경제성장, 환경개선과 교육개혁, 우주정복, 생명의 신비에 대한 끊없는 탐구 등 현대문명의 화려한 금자탑은 인류역사에 길이 자랑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물질문명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폐단도 매우 크다. 황금만능주의의 사상의 팽배, 사치풍조 향락풍조 쾌락주의 범람, 윤리도덕의 타락, 가치관의 상실, 각종 범죄의 증가, 자연생태계의 파괴와 환경오염, 전쟁무기의 발달 등으로 인하여 인간의 정신이 물질의 노예로 타락하는 현상을 가져 오면서 현대인은 불안, 초조, 번민의 인간소외 인간상실의 시대가 되어 버렸다. 그러므로 물질문명에 빼앗긴 인간의 정신을 회복해 줄 정신문명의 발달 곧 정신개벽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물질에 지배당하는 인간의 삶이 아니라 물질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인간의 삶을 회복하는 것이 정신개벽이다.

소태산은 물질에 지배당하는 인간의 세상을 파란고해라고 표현했다. 파란고해는 고통과 분노의 세계이다. 생노병사(生老病死)의 문제, 가난(家難) 질병(疾病) 무지(無知)의 문제, 사회제도나 사회구조의 모순 등 사람 사는 세상은 고통의 세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인의 고통은 이러한 면 보다는 인간의 정신적 갈등과 고뇌, 물질적 풍요 뒤의 허탈과 허무, 육체적 쾌락 뒤에 오는 환멸 등이 더욱 더 크다. 다시 말하면 물질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파란고해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를 지나 6·25를 겪은 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 세계 경제 11위권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하지만 경제 수준에 비해 국가 청렴도와 공공기관 청렴도 그리고 인문학적 정신 수준은 초라할 정도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간 세기의 바둑대결을 통해 물질개벽과 정신개벽에 대해 다시 새겨보게 되었다. 인류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당당한 물질의 주인공으로 존재할 것인지 물질 개벽 속도에 정신개벽이 따라가지 못해 물질의 노예로 존재할 것인지, 1승 4패를 한 이세돌의 씁쓸한 미소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문명세계의 건설 즉, '정신개벽'이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정신개벽은 물질에 빼앗긴 인간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타락한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의 정신개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개인적인 측면에서 먼저 진리에 눈을 떠야 한다. 육신의 눈이 아무리 밝다 할지라도 사물을 바르게 볼 수 없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없다. 눈을 뻔히 뜨고도 욕심에 가리어 물질에 속고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리의 눈 곧 마음의 눈, 지혜의 눈을 떠야 하는 것이다. 진리의 눈을 떠야만 진실과 거짓을 바르게 판단할 수 있고 정의와 불의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 자기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고 물질의 노예로 타락하지 않는 것이다.

나와 너 사이에 막혀있던 마음이 서로 통해야 한다. 마음의 벽을 트고 우리가 되어 이해하고 화합하고 융화하고 대화하는 생활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민족과 국가의 대립, 사상과 이념의 갈등을 극복하고 하나의 세계, 하나의 인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 우정과 사랑, 자비와 인의를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가슴에 따뜻한 피가 흐르고 훈훈한 인정이 피어나는 함께 사는 세상을 건설해야 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항상 은혜를 발견하여 감사보은 생활을 해야 한다. 감사하는 생활은 희망적 긍정적 세계관 인생관을 갖게 하는 상생상화의 윤리관으로 함께 잘사는 세상을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날마다 날마다 새 마음 새 생활로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 거듭나는 생활, 즐거운 생활, 보람찬 생활로 아름다운 세상, 미래 지향적인 생활을 건설해 나가는 것이다.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정신개벽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사회적인 측면에서 먼저 민주정치, 민본정치, 위민정치를 해야 한다. 정의와 진실과 인의에 바탕한 정치라야 모든 사람이 함께 잘사는 사회를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경제에 있어서는 소비산업 향락산업을 억제하고 균등분배, 사회복지, 민중경제에 주력하며 빈부의 양극화현상을 철폐하여야 한다.

문화의 경우에는 퇴폐문화 저질문화 모방문화를 추방하고, 전통문화 주체문화 정신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종교는 사회봉사와 도덕성회복을 위한 종교본래의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 또한 신문 잡지 라디오 티비 등 매스컴의 역기능도 회복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이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의 정신개벽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진정한 정신개벽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