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더포럼 대표
김 성 중

익산시가 오래된 빈집을 새롭게 단장해 주거취약계층과 지역 활동가에게 무상으로 임대하는 '2019년 희망하우스 빈집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대상은 읍·면·동 지역의 빈집으로 리모델링 후에 입주가 가능한 수준의 단독주택이어야 하며, 3년에서 5년간 무상임대의 조건으로 2000만원의 리모델링비가 지원된다. 임차대상자는 귀농귀촌인, 기초 및 차상위 계층, 한부모가정, 청년, 신혼부부, 65세 이상 노인, 지역활동가 등이다. 이러한 사업은 빈집 증가에 따른 청소년 탈선과 경관 훼손 등을 예방하고 사회적 약자와 지역 활동가에게 안정적인 보금자리와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시행된다.

익산시 구도심의 빈집 증가는 성장이 정체된 도시 내에서 기존 시가지에 대한 고려 없이 무분별하게 신시가지를 확장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철도교통과 섬유·귀금속 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익산시는 90년대 이후 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도시 성장의 정체기를 맞이하였다. 더욱이 영등동 일대에 대규모 택지 개발이 되면서 중앙동을 비롯한 구도심은 신시가지와의 제로섬 게임 양상을 보이며 쇠퇴하기 시작했다.

익산시 구도심의 대표적 상권이자 노후주거지였던 중앙동은 빈집이 전역에 걸쳐 분포되어 있으며 기존 노후주거지인 갈산동 일대에도 주거용 빈집이 집중되어 있다. 익산역을 중심으로 하는 상업지역에서는 기존 특성에 따라 비주거용 빈집이 분포되어 있으며 상업지역의 경우 빈집과 더불어 공실 비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비주거용 빈집은 70년대와 80년대 초에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경우가 많고 기존 용도에 따라서 물리적 상태가 양호한 것들도 있으나, 주거용 빈집의 경우 대부분이 70년대 이전에 지어졌으며 목구조와 벽돌구조 등으로 거주가 불가능한 폐가도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다. 물리적 노후화도 빈집 증가의 원인이다. 열악한 상하수도, 위생설비 및 방범 시설은 고객 감소와 상인 이탈로 점포 임대수요를 감소시켰다. 주거용 빈집은 노후화와 파손이 심각하여 집을 수리하는 대신 이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거주자의 사망이나 자녀부양의 이유로 부동산이 방치되었다.

구도심과 농촌지역의 빈집 형성은 비단 익산시만의 현상이 아니다. 빈집 증가는 쇠퇴하는 지방중소도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각 지역별로 실정에 맞게 빈집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이를 위하여

첫째,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빈집을 관리할 수 있는 기금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금마련으로 빈집 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공공과 민간, 중간 단체 등의 관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빈집 관리 체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자생적 근린 관계망 형성이 중요하다.

둘째, 구도심 및 농촌재생과 연계한 빈집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여야 한다. 비주거용 빈집은 용도별 특성에 따라 게스트하우스나 커뮤니티센터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주거용 빈집의 경우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인구를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노후화와 파손으로 인해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한 빈집은 지자체가 매입하여 녹지 공간이나 주차장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셋째, 빈집 문제에 대한 연구와 데이터 구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빈집과 관련된 연구는 개략적인 빈집 현상을 설명하는 수준을 벗어나서 문제 해결이 절실한 낙후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보다 심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빈집은 구도심과 농촌의 생활불편, 미관 저해, 범죄발생과 지역평판 저하 및 부동산가격 하락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러한 빈집은 단순한 차원을 넘어 구도심 공동화와 상권 쇠퇴, 소비생활의 변화와 물리적 노후화, 거주자의 이주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이번 '2019년 희망하우스 빈집재생사업'을 계기로 우리 익산시가 보다 적극적인 빈집관리를 통하여 익산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