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확실히 선거시즌이 다가오긴 왔나 보다. 요즘 부쩍 만나자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오는 15일부터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니 이미 선거분위기로 들어간 것은 틀림없다. 특히 우리 시는 박경철 시장의 선거법위반 판결로 재선거가 총선과 함께 같이 치러지니 그 어느 때보다도 그 양상이 가열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만나자는 사람들도 예전에 비해 배로 늘었다. 당연히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묻거나 적어도 적으로 두지 않기 위한 요청들이다.

그런데 필자가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은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을 향해 욕을 하거나 비판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자기 필요할 때만 만나자고 한다고 말하기 위함이 결코 아니다. 내가 그 당사자였어도 이런 만남을 많이 요청할 것 같고 사실 그래야 한다. 선거를 하려는 자가 유권자를 찾아 나서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는 정치에 뜻이 없다는 증거이다. 더욱이 필자는 시민단체활동을 오래 하고 있기에 정치에 뜻이 있는 사람이나 현역 정치인들로서는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만남 자체에 대해 거의 거부해 본 적이 없다. 그 누가됐든 만남 자체에 대해서는 벽을 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 왜 이런 글을 쓰는가? 만남에 대해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반대로 그 만남 내용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거의 대부분의 만남이 인사치레로, 아니면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요청이 주를 이룬다. 후보정치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솔직히 이런 식의 만남은 의미를 가지기가 힘들다. 정치 공학적 선거놀음의 수단일 뿐이다. 이왕의 만남이라면 나는 좀 더 지역과 정치 혁신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의 만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만남이 형식적, 인사상의 일방적인 만남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하는 만남이었으면 한다. 즉 지역의 변화와 발전방향, 그리고 정치혁신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솔직한 생각도 나눠보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고 무엇을 중심으로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으면 좋겠다. 익산을 위한 좋은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으면 좋겠다. 과거의 만남들을 돌이켜 보면 당사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공약이나 정치적 견해에 대한 논의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무얼 하고자 하는 지도 없이 그저 “도와 달라”, “잘 봐 달라”고만 하면 참 아쉽다. 이런 만남이 지역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물론 나중에는 이런 진지한 이야기는 할 수 없다. 시간도 부족하고 자신을 도와 줄 사람도 아닌데 깊이 있는 이야기하고 있을 필요 없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가능한 유일한 시간대이다. 서로 돕거나 아니거나를 넘어 익산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 왔던 인사들이라면 한 번 정도는 시간을 좀 갖고 진지한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렇게 시간을 들인 사람도 있다. 당연히 호감도가 올라간다. 아니 호감도 여부를 떠나 익산의 발전을 위해 진실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지역의 지도자 위치에 있을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 아닌가? 솔직히 평상시에는 이런 기회가 거의 없다. 평상시에는 오히려 만남이 제한적이다. 그나마 선거라는 공간이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유일한 기회이다. 내가 만남에 제한을 거의 두지 않는 이유이다. 이런 이야기가 혹시 오갈까 해서 만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이야기가 갑자기 오가면 껄끄럽기도 하고 비판적인 내용이 오고 갈 때는 화도 나고 기분도 안 좋을 수 있겠지만(아무래도 후보자들은 나의 주장에 주로 들어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오히려 솔직한 이야기가 오갈 수도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의미있는 의견을 듣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진정 익산시에 필요한 정치는 무엇이고 행정은 무엇인지, 나는 잘 하고 있는지, 잘 할 수 있겠는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지…….

내가 이렇게 이야기 하면 누구는 정말 감상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선거당사자는 이런 이야기가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다. 맞다. 그러나 지금은 좀 다를 수 있다.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을 때 이런 진지한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공약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만남 자체를 다르게 인식해 보려는 시도 자체가 별로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만남에 대한 인식을 조금만 바꾼다면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하물며 서로 반대진영에 있는 사람에게서도 도움되는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앞으로 그런 만남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