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숲교회 담임목사

강남웅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라는 성경의 말씀처럼,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송구영신의 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송구영신이란 말은 송고영신(送故迎新)에서 유래했습니다. 이전 관리인 구관을 보내고 새로 부임하는 신관을 맞이한다는 뜻이지요.

이렇게 송구영신은 본래 사람과 관련된 사자성어로써, 옛 사람을 보내고 새 사람을 맞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의 문제입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나의 구태의연함을 확 벗어 던지고 뭔가 새롭게 바뀌리라는 마음을 굳건히 다짐하는 게 ‘송구영신’의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시간을 의식하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다시 주어지는 것처럼, 혹은 시간이 반복되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반복이 없습니다. 영원히 지나갈 뿐입니다. 시간이 시작된 이래로 속도를 조절하지 않고, 그 정해진 박자를 정확하게 지켜서 지날 뿐입니다.

우리는 365일, 8760시간, 525,600분을 저축하거나 머물게 할 수는 없습니다. 각자 그 시간을 통해서 자신에게 충실해야 하고, 그 시간을 유효하게 만들어야 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2021년을 아쉬워만 하지 말고 다가오는 시간을 기쁨으로 맞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한 사람의 모습이라 믿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끝은 실로 끝이 아닙니다. 끝에서 ‘새로운 출발’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바로 ‘끄트머리’란 말입니다. 국어사전에 보니 ‘맨 끝이 되는 부분’과 ‘일의 실마리’라는 두 가지 설명이 동시에 붙어 있습니다. 시간을 붙들려고 하지 말고 다가오는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돌아보면 아쉽지 않았던 시간이 없지요. 다가오는 시간도 그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는 ‘기억’에 의한 또 다른 현재이고, 미래는 ‘기대’에 의한 또 다른 현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을 보람 있게 살아야 내일도 보람 있고, 모레도 알차게 살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시간을 생각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허락하신 창조주의 뜻 안에서 충실할 수 있을 때, 영원한 현재에 만족하고 감사할 수 있을 때 인간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공정하고 공평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옛 사람을 보내고 새 사람을 맞이하는 ‘송구영신’의 뜻을 자기 자신의 반성과 새로운 실천으로까지 이어 간다면, 새해에는 분명 아쉬움 보다는 기쁘고 즐거운 일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부디 새해에는 각 자 삶의 자리에서 구태의연함을 확 벗어 던지고 뭔가 새롭게 바뀌리라는 마음을 굳건히 다짐하는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자신의 길을 그렇게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인정받고 대접받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국민을 섬기고 통일을 준비하며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가 물러나고 생명과 회복의 물줄기가 샘솟는 전환점이 시작되기를 기대합니다. 정의와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가 되었으면 진정 좋겠습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는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새 사람으로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2022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