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예총 익산시회장

김영규

새해(丙申年)를 맞이하여 이미 십여일이 지나버렸다.

지난해 우리 익산에는 사연도, 실망도 많은 날들의 연속이였으니- 쉽게 잊혀지진 않겠지만 60년만에 돌아온 역동적이고 도전적이며 슬기로운 원숭이의 해, 병신년을 맞이하여 모두가 편안하고 다정한 해가 되었으면 하고 빌어본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진정 어려운 가운데 지역예술문화 발전과 활성화에 성원과 박수를 보내주신 시민과 예술인, 그리고 협조하여 주신 기관에 감사와 함께 문화융성의 시대를 맞아 익산의 예술문화가 뿌리를 내려 우리나라를 선도하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

1950년 6·25 이후 우리나라는 폐허와 잿더미로 변해버렸으나 반세기 동안 경제발전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한 결과 세계 경제 강국 10위에 올랐다. 5·60년대 온 주민이 허리대를 졸라매면서 의식주 해결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며, 기적에 가까운 경제부흥을 이루었으니, 어쩌면 지금은 아련한 꿈이고 기억 속에 향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국토의 크기가 우주의 0.2%에 불과한 아주 작은 우리나라는 대국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경제대국을 건설하여 의식주와 생활문화 향상은 물론이고 교통이나 통신, 전자 등도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그러나 UN에서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는 156개국 중 41위 정도이며 36개 강대국 중에서는 29위 정도로 경제적 상위임에도 우리가 체감하는 행복지수는 선진국과는 거리가 먼 것을 실감할 수가 있다.

4대 국정기조의 하나인 ‘문화융성’ 구현을 위하여 문화융성위원회가 설정한 8대 정책과재는 인문정신의 가치 정립과 확산, 전통문화의 생활화와 현대적 접목, 생활 속 문화확산, 지역문화의 자생력 강화, 예술진흥 선순환 생태계 형성, 문화와 IT 기술의 융합, 한류 등 국내외 문화가치 확산,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아리랑’의 국민통합 구심점화 등이다.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하고 모든 국민들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국립극장, 국악원, 미술관, 박물관, 고궁 등 문화 공간을 무료개방 또는 할인혜택을 확대 실시하여 문화융성시대를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회에서 통과한 ‘문화기본법’ 제정은 국민 모두가 문화활동에 참여하고 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있다는 ‘국민의 문화권’을 제헌 이래 최초로 성문화한 것으로 문화융성시대의 서막을 여는 튼튼한 발판이 되리라 크게 기대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만은 않다. 병을 치유하는 약도 잘못쓰면 독이 되듯이 오늘날의 다양하고 다질적인 문화체험의 노출은 정서에 오히려 맞지 않고 침해될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있어 심도있는 연구와 선별과정도 더욱 필요하다 하겠다.

지자체간의 과열된 축제, 이벤트 문화행사 등이 시민들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결과보다는 오락성, 흥행성, 선심성, 전시용 또는 선거용으로 전락하는 경향도 없지않다. 두 세시간 권의 좁은 나라에서 유사한 문화행사를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각종축제도 정리하여 지역성과 차별성, 고유성이 있는 지방문화행사에 국비를 지원하는 정책도 마련되어야 마땅하다.

요즈음은 총선전으로 철새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시점이다. 철새가 떠난자리는 허전하듯이 우리 시민들은 선거로 인한 실망과 마음의 상처, 자괴감에 빠져있다. 정치 지망인들의 강한 의욕과 신념을 밝힌 공약을 보면 지역 경제와 행복한 시민을 만드는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당선이 되고 나면 주장과 비판만 강하고 자기반성이 없는 정치인이 대부분이다. 뼈를 깎는 아픔의 반성과 자아성찰로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꾼으로 거듭나야할 것이다. 예술인 및 문화시민 모두가 잘못된 선거풍토에 편승하지 말고, 그들의 공약과 문화마인드를 꼼꼼하게 살펴 우리의 행복지수를 높여갈 ‘문화기본법’과 문화융성정책에 절대적 역할이 되어줄 인물을 선택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