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삼동인터내셔널 이사장
익산시 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김영주(도영)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사람들 모두가 힘들다고 난리들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에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원래 인생은 힘든 것이다.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 힘들고 고통스러움 속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보람된 삶으로 바꿔 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석가모니불은 이를 해결하고자 삶에 부족함이 없는 왕자의 옷을 벗어버리고 출가(出家)의 길을 걸었고, 깨달음을 이룬 뒤 사고(四苦)와 팔고(八苦)를 말씀하셨다.

사고는 생로병사(生苦.老苦.病苦.死苦)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벗어날 수 없는 이치이다. 팔고는 사고와 함께 삶의 과정에서 있어지는 애별이고, 원증회고. 구부득고. 오음성고(愛別離苦. 怨憎會苦. 求不得苦. 五陰盛苦)를 합한 것이다.

생고(生苦)는 이 세상에 태어나는 괴로움,
노고(老苦)는 늙어 가는 괴로움,
병고(病苦)는 병으로 겪는 괴로움,
사고(死苦)는 죽어야 하는 괴로움,
애별이고(愛別離苦)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
원증회고(怨憎會苦)는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거나 살아야 하는 괴로움,
구부득고(求不得苦)는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
오음성고(五陰盛苦)는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오음(五陰)에 탐욕과 집착이 번성하는 괴로움이다.
오음은 오온(五蘊)이라고도 하며 개인의 존재를 구성하는 5개의 집합체이다.

이렇듯 사는 게 힘든 것이다. 그리고 괴로운 것이다. 우리 인생이 왜 힘들고 괴로울까 생각해보면 인생의 이치를 몰라서 그렇고, 과한 욕심 때문에 그렇고, 남들과 비교해서 그렇고, 업력(業力)이 깊어서 그렇다.

그러면 이 힘들고 괴로운 인생에서 벗어나는 길은 없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서원(誓願)을 확고히 하는 삶이어야 할 것 같다. 서원은 인생을 훌륭하게 살겠다고 결심하는 힘이다.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 그 가치를 통해 이웃에게 베풀고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살겠다는 다짐이다. 그래서 일단 서원이 세워져야 한다. 서원은 어둡고 힘든 길을 찾아갈 때 등불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원을 세우기 위해서는 의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의지 없는 서원은 실패한 인생을 만들기 때문이다. 앞뒤 보지 말고 힘차게 밀고 나가야 한다.
 
대산(大山-김대거. 원불교 3대 종법사) 종사가 전남 영광 영산마을에서 설법하실 때였다. 그때 8, 90 된 노인이 힘겹게 걸어와 좌석 맨 앞에 앉아 있었다. 대산 종사는 그 노인이 너무 안쓰러워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애들이나 보내고 그냥 집에서 쉬시지 무엇을 하시려고 이렇게 힘들게 오셨습니까?
할머니가 말했다.
“종법사님은 심신교전(心身交戰)의 법문도 모르십니까?”
“심신교전이 어떤데요?”
“집에서 아들 손자 놈들이 ‘할머니 무엇을 하시려고 가십니까? 집이나 지키시오’ 하는데 그놈이 다 마구니(마음속에 일어나는 번뇌) 입니다. 나를 성불제중(成佛濟衆) 못하게 하는 마구니입니다. 그때 생각에 날씨도 춥고 아들 손자들이 못 가게 하니 가지 말자 하는 마구니와 성불제중하려고 서원을 세웠고 나이 8, 90살이나 먹었으니 오늘 죽어도 좋으니 가자 정하고 심신교전해서 왔습니다. 법문을 듣고 집에 돌아가면 저녁에 잠도 잘 오고, 밥도 잘 먹습니다. 나에게는 며느리가 많이 있는데, 낮잠 자는 며느리를 보면 그 전에는 저것이 낮잠만 잔다고 미웠는데 지금은 저것들이 일하다 피곤하니 그러겠지 하고 너그럽게 보고 나니 며느리들이 나를 좋아해서 좋은 것을 자꾸만 갖다 줍니다. 그러니 심신교전이 이렇게 좋은 것을 모르십니까?”

힘들고 어렵다고 포기하면 실패한다. 실패하면 힘들고 고통받으며 살 수밖에 없다. 할머니의 의지가 할머니를 편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음은 감사의 마음이 동반되어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원망 생활을 감사 생활로 돌리자’ 하였고, 그의 수제자 정산종사는 ‘감사 생활만 하는 이는 늘 세상의 도움을 받게 되고, 원망 생활만 하는 이는 늘 미물에게 서도 해독을 받는다’ 하였다.

이운외(정산종사 모친)와 여청운(정산종사 부인)은 경상북도 성주에서 살다가 소태산 대종사가 있는 전남 영광으로 이사를 하여 살게 되었다. 생활에 어려움이 적지 않아 직접 나무를 하며 살아야 했다.

고부간에 같이 나무하러 갈 때는 갈퀴가 하나뿐이어서, 며느리는 갈퀴 질을 하고 시어머니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주웠다. 매일 뒤꼍에 나무 한더미씩 쌓는 재미로 일했다.

시어머니가 말했다.

“경상도 있을 때야 맨날 가는 데는 샘 길밖에 없었는데, 성사님(소태산 대종사) 덕분에 나무를 한다. 경상도에 있었으면 이런 경험을 했을까?”

나뭇짐을 머리에 이고 다니던 고부간은 이 일이 고생스럽지가 않고 마냥 좋기만 하였다. 그것은 바깥양반들이 하는 일이 무조건 미더웠기 때문이었다.

감사 생활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인생길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