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이미 새해가 지난 지 3개월이 다 가고 있지만 아직 소개된 것 같지 않아 늦었지만 2015년의 사자성어를 소개해 볼까 한다. 해마다 전국 대학교수들이 그 해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를 선정해 왔는데, 올해도 새로운 사자성어가 뽑혔다. 정본청원(正本淸源)이 바로 그것이다.
참가한 총 724명의 교수 중 265명(36.6%)이 정본청원을 선택하였다. 『한서 형법지(漢書 刑法志)』에서 비롯된 말로 “근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이다. 사회의 근간을 의심케 하는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관피아의 먹이사슬, 의혹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농단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아 근본을 세우고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그리고 사회지도층이 상식과 원칙을 존중하고 합리적 소통이 통용되는 국가를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라며 추천배경을 밝혔다.
이외에도 교수들이 추천한 사자성어 후보군은 다음과 같다.

정본청원(正本淸源) 36.6%
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

회천재조(回天再造) 25.8%
쇠퇴하고 어지러운 상태를 벗어나 새로운 나라를 건설한다

사필귀정(事必歸正) 15.5%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바름으로 돌아간다

거직조왕(擧直錯枉) 13.8%
곧은 사람을 기용해 굽은 사람위에 두면 굽은 것을 곧게 만들 수 있다.

2015년 사자성어로 선정된 정본청원을 비롯하여 추천된 사자성어 모두 새로움에 대한 갈구이거나 원칙과 근본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만큼 2014년이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던져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본청원은 새해에 뽑힌 것이기에 2015년에 대한 바램이나 기대에 대한 사자성어라면 해마다 연말이 되면 한해를 아우르는 사자성어를 선정해 교수신문에서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참고로 2014년을 아우르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선정되었었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으로 『사기(史記)』서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고(告)함으로써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2014년에 대한 평가이다. 거짓이 진실을 이기는 해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2015년은 새로움과 근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다.

 뽑힌 사자성어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어찌 현실을 이리도 잘 반영하고 있는지 놀라울 때가 있다. 민심을 보여 주는 것일 것이다. 정본청원이나 지록위마는 단순히 현재의 한국의 자화상만이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익산만 하더라도 위 두 사자성어는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나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거짓과 유언비어가 진실과 사실을 덮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진정 작년은 그런 한 해였다. 더 나아가 기본 절차나 순서 체계가 무시되거나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여러 번 시스템을 정비해야 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것이 바로 근본을 바로 세우는 작업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소통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공론의 장(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갈등을 해소하고 다음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이런 모든 것이 허물어진 상태이다. 그러니 갈등과 거짓이, 편법이 판치는 것이다. 사실, 정본청원이나 지록위마와 같은 사자성어가 그 해의 사자성어로 뽑혀서는 안된다.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의 근본은 어디에 있는지 누구나가 한번씩은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