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익산의 대표 축제인 서동축제를 지역 추진위원회에서 진행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일반 시민들은 무슨 말인지 모른다. 서동축제에 대한 그간의 사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서동축제는 익산시에서 매년 5억원 정도를 들여 중앙체육공원이나 금마서동공원 일원에서 열어 왔다. 그러다가 박경철 시장이 당선되면서 작년에 예산이 2억원으로 대폭 삭감되어 4일 동안 열렸던 축제가 2일로 축소되어 열렸다.

그리고 올해는 재정난을 이유로 예산 한 푼 편성하지 않아 전면 중단 상태이다. 이대로라면 서동축제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를 너무 안타깝게 여긴 금마 주민분들이 자체적으로라도 서동축제를 열겠다고 지역추진위원회를 발족한 것이다.

지난 1968년 마한민속제전으로 시작돼 40여년간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지역 대표 축제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금마면 주민들이 서로 합심해 전통성과 역사성을 담은 축제로 다시 세우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그동안 서동축제에 대해서는 그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여러 말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무용론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해 온 것은 서동축제가 갖는 전통성과 대표성 때문이다.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를 대체할만한 익산의 축제가 없다. 그래서 나름대로 축제에 대한 논의와 토론을 거치면서 이어왔던 것이다.

그런데, 박시장이 당선되자 마자 한 것이 서동축제에 대한 예산삭감이었으며 축소였다. 그리고 올해는 아예 예산편성 자체를 하지도 않았다. 물론, 서동축제만이 대안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대안도 없이 발전방안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재정난을 이유로 40여년간 이어져 온 축제를 하루 아침에 없앤 것은 문제다. 적어도 의견수렴 정도는 해야 했다. 여러 문제에도 이어져 온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익산시민의 날을 맞아 박경철시장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통합 20주년을 맞아 더 이상 갈등을 부추기고 과거에 안주하는 소모적 논쟁에 매달려서는 안되고 갈등과 분열에 쏟아 부을 열정을 시민화합과 익산 발전의 미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너무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갈등을 부추긴 당사자에 시장 자신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본인 책임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각인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시민이 시장이라는 모토를 실천하는 시장의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정말로 과거는 과거라고 치고 그 동안 얽혔던 실타래를 풀어가는데 열정을 쏟아주었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라도 시장이 직접 나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작에 시민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비판하고 지적했어야 했다. 그러나 시민사회 역시 사분오열로 분열되어 뜻이 다 같지 않았다. 시민사회 역시 시민의 편에서가 아니라 정치의 편에 서 있었던 것 같다. 그래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무기력하게 시간만을 보내 버렸다. 시민단체로서 부끄럽고 아쉽다.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 시민단체인데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모색을 해 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직도 무기력한 것이 현실이다. 솔직히 희망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나 조차도 시장 당선이후 박시장을 한번도 만난 본 적이 없다. 몇 번 만나 볼 것을 요청했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무엇인가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고 익산의 발전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