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숲교회 담임목사 
강 남 웅

워라밸이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영어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다. 거창한 성공을 꿈꾸기보다 일상을 즐기려는 젊은 직장인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일컫는다. 워라밸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일 때문에 자기 삶을 희생하지 않는다. 조직보다 개인의 삶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 스트레스 없는 삶을 꿈꾸며 삶의 만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한다. 직장 역시 돈보다는 적게 일하고 적당히 버는 쪽을 선호한다. 남은 시간은 휴식과 여행, 취미, 자기계발 등의 개인 생활로 채워진다. 특별한 목적 없이도 공부하고 새로운 취미를 배우며, 자기 자신에게 작은 선물로 보상하는 것도 워라밸 세대의 특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연간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였다. OECD에서 발표한 2016년 한국의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OECD의 평균은 1,763시간으로 무려 306시간 차이가 난다. 법정 노동시간 8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보다 38일 이상 우리가 더 일하고 있다는 말이다.

2018년 7월부터 문재인 정부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계적으로 축소 제한하는 것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저녁이 있는 삶’과 ‘워라밸’을 보장하고, 휴식과 소비를 통한 내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도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는 등 적게 일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면서 개인 취미나 여행, 자신을 위한 보상적 소비 등이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워라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힘든 일을 안 하려고 해”, “끈기가 없어”라는 등 100세까지 사는 인생이니 퇴직해서도 개인의 시간은 충분히 보낼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김생민의 영수증>이란 방송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알뜰하게 살아도 그 순간은 가치 있다’라는 메시지를 현재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론으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제시한다. 각박하고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사소한’ 주변의 일상을 보물로 여기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소확행의 핵심은 ‘사소한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지금의 행복이, 특별함보다는 익숙한 평범함에서 느끼는 행복이, 강력한 한방보다는 수시로 느끼는 행복도 가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소확행은 “이렇게 살아야만 행복한 삶이다”라고 미리 재단하지 않고, “당신만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 곧 행복이다”라며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 항상 삶의 기쁨과 긍정적인 면을 선택하고, 늘 영원한 꿈과 하늘의 뜻을 잃어버리지 아니하고, 주어진 인생의 길에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것이 워라밸 시대의 행복 출발점이 아닐까?

사회는 어쩌면 별수 없이 지독한 욕심에 갇힌 각 개인들의 집합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더 나은 이익을 보장해 주는 집단 속에서 똬리를 틀고 수많은 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욕심의 터가 되어버린 집단과 이기의 굴레를 이겨 나가려면, 무엇보다 워라밸 세대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신만의 세계로 숨어 들어가기보다 사회적 변화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궁극적으로 워라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의 모습과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변화해 갈 것이다. 이제는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인정하고 삶 자체를 개별화시키는 사회의 모습에서 우리가 어떠한 위치와 역할을 해야 할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