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학박사 김성중

2023년 8월 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 한 날. 혹자들은 이를 ‘계묘국치’라고 표현합니다. 대통령실 예산으로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유튜브 홍보영상을 제작한 현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작년 3월,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에서 과거 이명박 정부 출신들이 다수 포진돼 눈길을 끌었으며, ‘이명박정부 시즌2’를 우려하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집권 후 1년여 세월이 지난 지금도 같은 모양새로 뉴라이트의 편협성이 더욱 강화되는 형국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윤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열심히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으며, 한일회담 성과에 대해서도 역사적으로 윤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면서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까지 칭찬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미 SNS에선 용산 대통령실을 두고 ‘용산총독부’라 하고 윤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독’으로 부르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친일파 정부 소리 듣던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역대 친일 정부를 다 합친 것보다도 친일 정도가 훨씬 더 심각합니다.

문득 궁금해집니다. DJ가 살아 돌아온다면 현 시국에 대하여 어떻게 말씀하실까요?

“저는 지금 과거 50년 동안 피 흘려서 쟁취한 민주주의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국민은 독재자가 나왔을 때도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랜 정치한 경험으로, 감각으로, 만일 윤석열 대통령 정부가 현재와 같은 길로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윤석열 정부도 불행해지리라는 것을 확실히 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큰 결단을 하기를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도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마음으로부터 피 맺힌 심정으로 말씀드립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우리가 모두 행동하는 양심으로 자유를 지키고, 서민경제를 지키고, 평화로운 남북 관계를 지키는 이 일에 우리가 모두 들고일어나서 이 나라를,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희망이 있는 나라로 만들도록 합시다.”
이 내용은 2009년 '6.15 9주년 국제포럼'의 DJ 연설이며 현 대통령 이름만 바꿨습니다. 그 당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급속도로 냉각된 남북 관계와 대북정책의 악화에 대해 DJ는 강력하게 비판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2명이 이루어 놓은 6.15, 10.4 선언을 목숨 걸고 지키라고 경고했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그때보다 훨씬 강도가 더 세게 경고하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행동하는 양심의 의미는 DJ의 전남대의 강연에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행동하는 양심이 되십시오. 사람의 마음속에는 악마와 천사가 같이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에 따라 악마가 이기기도 하고 천사가 이기기도 합니다. 천사가 이기는 길은 무엇입니까? 이웃 사랑입니다. 부모, 형제, 친구들, 사회 사람들, 민족, 세계인 모두가 이웃입니다.

이러한 이웃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인생에서 높은 자리에 올랐든 오르지 못했든, 돈을 많이 벌었든 못 벌었든, 오래 살았든 젊어서 죽었든, 그 사람은 인생의 삶에 있어서 성공한 사람입니다.”

양심은 보통 개인이 신봉하는 근본적인 도덕적 신념을 뜻하거나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판단 능력을 의미합니다. 즉, 자신이 신봉하는 도덕적ㆍ정치적 신념에 따라 행동하려는 마음이나, 특수한 이념의 요구를 건전한 도덕적 상식에 비추어 비판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러한 양심의 회복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난 8월 14일, 16번의 전국 순회 시국미사를 마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외칩니다. “역사는 퇴행하고 정의는 흔들리며 평화는 멀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일본 편에 서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설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고 있다. 친일매국 검찰독재 정권은 퇴진하라.”

행동하는 양심이 중요합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바로 ‘악의 편’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금 우리는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