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를 끌고 가던 말이 놀라면 군자가 수레 안에서 편안할 수가 없다. 백성들이 정치에 놀라면 군자가 그 지위에서 편안할 수가 없다. 말이 놀라면 안정시키는 것이 제일이다. 백성이 놀라면 은혜로 다스리는 것이 제일이다. 선량한 사람을 선발해서 쓰고, 돈독하고 공손한 사람을 뽑아 쓰고, 효제孝悌를 일으키고 고아와 과부를 도와주고 가난한 자를 구제해주면 백성들이 안정될 것이다. 백성들이 안정되어야 군자도 지위에서 편안할 것이다.

전하는 말에 「임금은 배舟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싣기도 하고 엎기도 한다」고 한 것이 이것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하려면 평화로운 정치로 백성을 사랑하고, 영예로우려면 예를 숭상하고 선비를 공경하며, 공명을 세우려면 어진 이를 높이고 유능한 이를 쓰는 것이 제일이다. 이것이 임금 된 이의 큰 절節이다. 이 삼절三節만 적당히 하면 그 나머지 모든 것은 다 적당하게 될 것이요. 이 삼절이 적당하지 못하면 다른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없는 것이다. 공자가 말씀과 시기를 「대절大節도 옳고 소절小節도 옳으면 최고의 군왕이요, 대절은 옳고 소절은 득실이 상반되면 중류의 군왕이요, 대절이 그릇되면 소절이 아무리 옳다 해도 그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고 했다.

이 글은 『순자荀子』 「왕제王制」 편 4절에 나오는 말로, 전국대학교수협의회신문 올해의 사자성어에 선정된 군주민수君舟民水의 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