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삼정원장

성산 김 영 주(도영)

모두들 행복하십니까? 경험한 바로는 행복하려 한다면 얼굴에 웃음의 표현이 나타나야 한다. 웃음이 없는 사람은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런다고 보면 웃음은 행복의 절대적 증상이다. 행복 표현의 몸짓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훤히 내다보는 천안 통(天眼通)을 하지 못한 보통사람도 상대의 모습을 보면 대략 행복한지 근심이 있는지 즐겁게 사는지 알 수 있다.

얼마 전 구속된 여 전 대통령의 얼굴에 지난 5개월 동안 웃음이 없었다. 대선에 나 온 정치인도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각 부처 장관들도 그리고 재벌 총수들의 모습에서 유쾌한 웃음을 볼 수가 없다. 엊그제 필자가 갔던 식당의 주인도 그랬다. ‘좀 웃고 삽시다’라는 말에 경기불황에다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이란다.

웃음이란 깊숙이 관찰해 보면 내면의 문제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내 주변의 많은 일과 관계되는 것들이 즐거워야 마음속도 잔잔한 호수처럼 편안할 수 있고, 그 마음에 따라 이 곳 저 곳의 휘몰아치는 상황에 끄떡없는 담벼락 같은 면역력이 생기지만 말이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픈 일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두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안 되는 일이 뭘까? 바로 웃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아플 때는 아무리 웃긴 것을 보아도 웃어지지 않는다. 즐거운 감정이 생기지 않는 탓이다. 물론 때로는 하루 정도 웃지 않고 지낼 수도 있다. 그러나 웃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느 순간 웃는 법을 잊게 될지도 모른다. 문제가 심각해지면, 웃는 법을 잊은 몸과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져 신체의 병을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은 마치 한 끼쯤 못 먹었다고 죽진 않지만, 오랫동안 굶으면 영양실조로 쓰러지거나 죽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밥은 몸의 영양분이지만, 웃음은 마음의 영양분이다.

웃다 보면 실제로 웃음이 ‘보약 중에서도 보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중요한 효능 몇 가지만 살펴보자. 우선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초 동안 웃으면 심장 박동이 3~5분간 3배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자주 웃으면 면역력도 쑥쑥 올라간다. 뿐만 아니라 근육의 자연스러운 수축과 이완 효과를 통해 근육의 유연성을 높일 뿐 아니라 근육의 피로를 푸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필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침에 웃는 웃음은 며느리가 지어다 준 보약 10첩과도 바꾸지 말라”고 얘기한다. 아침에 웃는 웃음은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하루의 컨디션을 생생하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한 때 모든 국민들의 웃음 전도사 역할을 했던 TV프로가 있었다.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굉장했었다. 작고한 구봉서, 배삼룡, 서영춘, 이주일, 남철, 남성남, 권귀옥, 배연정 등 기라성 같은 코미디언이 30~40명이 출현하였다. MBC-TV 개국 직후인, 1969년 8월에 시작하여 1985년 4월까지 했다가 일시 중단된 후, 다시 1992년 11월 22일 ~ 1994년 10월까지 방송된 프로그램으로 지금도 필자는 그 프로그램에 대한 향수가 짙다.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이름은 아마도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고사 성어에서 따왔으리라 짐작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웃음이 가득한 집에는 복이 저절로 굴러 들어온다는 뜻이다. 당시만 해도 어렵고 고생하던 시절이었으니, 웃음으로라도 고통을 달래 보자는 희망의 메시지였던 셈이다.

얼마 전 필자가 시설(삼정원) 기획홍보과장(여)과 함께 후원자 발굴을 위해 모 회사를 찾았다. 그 회사 회장님께서 필자 일행과 담소하면서 말하기를 “홍보과장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좋네. 늘 웃음 짓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 웃음은 오로지 사람에게만 있네. 동물들은 울음은 있어도 웃음은 없어. 직장에는 저런 직원이 있어야 해” 한다고 하면서 문밖까지 배웅하였다. 그 회장님은 수의학과 출신이라 그런지 동물들이 웃음이 없는지 아는 모양이다.

논어 11장 先進篇에 보면 공자의 미소를 짓는 모습이 나온다. 공자가 어느 날 제자 몇 명과 한담을 즐기며 나눈 대화의 내용이 나온다. 허물없이 제자들을 돌아보며 한 사람씩 물었다. “흔히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만약 어떤 이가 너희들을 알아주고 등용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자로(子路)는 웅지를 말했고, 염유도 조그만 나라의 재상이 되면 포부를 펼쳐 보이겠다고 했다. 공서화(公西華)는 나름대로 기회가 주어지면 좋은 신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뜻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증석(曾晳)은 봄이 무르익으면 몇몇이 어울려 산천경개를 돌아보며 풍류를 즐기고 싶다고 하자 공자가 찬탄하며 “나도 네 생각과 같다”고 말했다.

홍익인간이 교육이념은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 공영(共榮)의 이상 실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정산종사는 “인류공영을 위해서 천지를 부모 삼고 우주를 한 집 삼는 자리에서는 모든 사람이 다 같은 동포 형제인 것이며, 주장과 방편이 서로 반대되는 처지에 있기도 하고 또는 서로 어울리는 처지에 있기도 하나, 그 근본을 추구하여 본다면 근원 되는 목적은 다 같이 이 세상을 더 좋은 세상으로 개척하자는 데 벗어남이 없는 것이니, 우리의 마음 가운데 모든 사업을 하나로 보는 큰 정신을 확립하며 나아가자” 고 하였다.

세상사를 개인의 영광으로 생각하면 고통이 따르지만 공동목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사람으로서 즐거운 마음이 생긴다. 이제 웃으며 가야 할 때이다. 마음에 여유를 가져야 한다. 물론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 문제로 고통이 있겠지만 돌아오는 세상을 위해서는 그 고통을 붙잡고 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해야 한다. 각자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메랑 같은 진리의 원칙에 바탕해서 오는 것이 가는 것이며, 주는 것이 받는 것이라는 철칙을 자신의 가슴속에 깊이 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