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한다. 학문이란 중지하지 못할 것이다. 남빛은 쪽풀에서 짜냈지만 쪽보다 푸르고, 얼음은 물에서 되었지만 물보다 차다.

먹줄을 받아 곧던 나무라도 구부려서 둥근 바퀴를 만들면 컴퍼스로 그린 듯이 둥글어 제아무리 땡볕에 말려도 다시 펴지지 않는 것은 단단히 구부려 놓은 까닭이다.

나무도 먹줄을 받아야 꼿꼿해지고 쇠도 숫돌에 갈아야 날카로워지는 것이니, 선비도 널리 배우고 날마다 세 번씩 자기 몸을 살펴 나아가면 슬기는 밝아지고 행실에는 허물이 없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높은 산에 올라보지 못한다면 하늘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 모를 것이요. 깊은 골짜기를 내려다보지 못하면 땅이 얼마나 두꺼운지 모를 것이다.

선비도 선왕의 말씀을 듣지 못하면, 학문의 위대한 것을 모를 것이니 멀리 떨어진 지역의 각각 다른 민족들도 어릴 때의 울음소리는 다 같건만 자라서 풍속이 서로 다른 것은 교육이 다른 탓이다.

윗글은 『순자』의 「근학」 편의 일부로 배우는 것을 쉬지 아니하면 스승보다 나을 수 있다는 것, 모든 것은 습성의 탓이라는 것 생각보다 실천이라는 것, 환경과 교육에 따라 사람은 변한다는 것을 들어 학문의 필요성과 그 방법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