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원망이나 분노가 가득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기쁨대신 불신과 불평만이 난무하고, 남의 잘못은 열을 올려 비판하고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편견과 오만으로 가득 차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타인에게도 불쾌하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뜻하고 희망찬 봄날을 맞이하여 이제는 그와 같은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바라고,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생각의 에너지로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워야하며, 불만대신 넉넉한 마음으로 바꾸고, 남을 탓하는 마음대신 자신을 반성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상대를 관용으로 대하고 사랑을 베푼다는 것은 이 세상을 꽃밭으로 만드는 위대한 열쇠다.” “사랑은 최대의 모순을 융화하고 천지(天地)를 통합하는 길을 알게 한다.”고 괴테는 말했으며, “기쁜 마음으로 행하고 행한 일을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랑의 대상을 인간이나 경제적 부, 명예나 부귀영화에 두지 않고, 우리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나 역사 유산, 유물에 둘 수 있도록 바꾸어 보자.
현재의 우리 사회, 특히나 오랜 역사와 수준 높은 국보급 문화재를 많이 간직한 우리 지역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정보화사회로 발전하여 왔다.
오늘날 정보를 보고 듣고 발로 뛰며 직접 체험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아이콘이며, 체험이 유행처럼 유지되어가고 있으니- 오지체험, 현장학습체험, 노래방, 찜질방 등 여행도 평범한 체험이 아니라 답사여행, 즉 전문가이드와 사전지식을 동반하여 무엇인가 얻어서 돌아오는 여행의 시대가 된다.
그 즈음 동료이자 저자인 유흥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출간된다. 문화유산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한 시기에 백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로 1,2,3권이 연속으로 발간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으니- 소위 운동의식이 있던 그는 서울대 미대를 나와 홍익대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엘리트다. 이 책을 통하여 유행시킨 명구절에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땐 예전 같지 않으리라” 조선시대 어느 문인이 남긴 구절이라고는 하나, 덧붙여서 “우리나라 전체가 박물관이다”라고 했다.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의 역저 1,2,3권 중 3권의 말미 20여 페이지에 기록된 우리 익산의 문화유산 가람생가, 미륵사터, 서동요, 미륵사지 9층 석탑 등에 관한 내용은 너무나 생생하고 가슴이 찡한 내용이다.
익산에서 태어나 초,중고 시절 해가 멀다하고 소풍에 나들이까지 미륵산 등산에 나이 먹어 수백, 수천번을 들락거리면서, 미술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미술, 미술사의 교육자로서 60여년을 보내면서도 그 길은 역사적 내용과 진실에 접근조차 못했다.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하다.
이제는 해체되어 사리장엄을 발굴, 역사적 큰 사건으로 발전하여, 지난날의 그 모습은 사라졌다. 나는 해체되기 전 모습을 60호 유화작품에 담아 유지보관하고 있으나 아쉬운 마음은 여전하다.
그림 같은 정경을 유명시인 신동엽은.
“금마/ 하늬는 전우들과 작별/ 부여로 가는 길/ 마한, 백제의 꽃밭/ 금마를 찾았다. -중략- 진아는 하늬의 손가락 끼어/ 미륵사탑 아래/ 그림으로/ 서 있었지./ 그날은/ 저 탑날개/ 이끼 위/ 꽃잠자리가/ 앉아있었다.”라고 정말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부드러운 시어로 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