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화원 고문

김 복 현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이성적인 생각을 하고 도구를 사용하고, 집단을 이루고,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 언어를 사용하고 글을 이용하는 점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현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미래를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도 인간의 고유능력이다. 이 같은 고유능력은 모두가 이웃을 위하고 인류공영을 위하는 일이며 인간다운 길을 가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 대해 관심을 두고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 집단이 인간 사회다.

인간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동물이라고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말했다. 오랜 옛날 인류의 조상은 다른 동물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매일 먹을 것을 구하고 하루하루 연명해야 했던 미미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사짓는 법을 발견하면서 인간의 운명은 바뀌기 시작한다. 정착생활이 시작되고 집단을 형성하여 동물들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촌락이 만들어지고 나아가 도시가 형성되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다.

중요한 것은 우연에 의존하지 않고 미래를 예측하면서 씨를 뿌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에 대한 의식이 중요한 생각으로 등장하게 된다. 미래인식에 과학이 부여되면서 과학기술이 시작된다. 그래서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하게 된다. 하지만 연약한 마음 때문인지 중세에는 신에 의지하면서 신에 대한 믿음이 지배를 하게 되고 신의 섭리에 의해 미래가 결정된다고 믿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은 인간의 바람과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만물의 영장으로 등장시켜주게 된다. 주술적 예언과 종교적 믿음은 과학적 데이터와 객관적 예측으로 대체되기 시작한다.

인간은 자기 운명의 주인이고 스스로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간다.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하는 일은 신의 영역이 아니라 인간의 영역으로 변해가고 있다. 중세의 미래 예측과 현대의 미래 예측의 차이가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 오늘의 미래 예측은 주술이나 종교의식이 아니라 과학에 가깝게 접근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주술과 정치만이 판을 치면서 시끄럽고 요란스럽다. 양파 껍질처럼 계속 나오는 의혹에 국민의 마음은 참담하다 못해 울분이 터진다. 이에 따라 국정의 미래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며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미래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고민을 해야 한다. 현재가 암울하다고 개탄만 해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어두웠던 과거를 규탄하고 바로 잡으려는 것도 결국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우리가 바꿀 수 있고 바꿔야 하는 것은 미래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과거와 현재를 말하면서도 우리는 미래를 보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더 진지하게 준비를 해야 할 절박한 사명감을 지니고 나라 걱정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항상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지금 초대형 태풍이 경제 쪽으로 불어오고 있는데도 위기의 중심은 몽땅 정치 속에 묻혀있다.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절실한 때이다. 그래서 경제를 구할 수 있는 논리와 함께 정치 상황이 바로 서는 미래가 하루속히 다가오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경제위기는 질병과 같아서 때를 놓치면 치유가 안 되며 시간이 오래 걸려야 차유된다는 것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못난 정치가 한국경제의 쪽박마저 깨먹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황금 같은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누구의 것이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