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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응원한다

협동사회경제연구소 대표

권 태 홍

평화의 소녀상이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일본군의 전시 강제 식민지 여성 성폭력의 아픈 역사가 그 배경이다. 아직도 그에 대한 진상규명, 피해자와 희생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992년부터 수요집회가 시작되어 매주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 모여서 해결 요구를 해왔다. 그러나 20년 동안 아무 답이 없자 수요 집회 1000회째인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것이다.

박정희와 박근혜 부녀는 피해자와 희생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근본적으로 강구하는 대신 진실을 덮는 협상을 했다. 동북아 정세에 대한 미국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미일 삼각 안보체제를 구축하려 한 미일동맹의 흐름에 일방적인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박정희는 1965년 한일협정을 조인했고, 박근혜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다. 한·일 협정은 '청구권·경제 협력에 관한 협정', '재일 교포의 법적 지위와 대우에 관한 협정', '어업에 관한 협정', '문화재·문화 협력에 관한 협정'을 말한다. 한·일 협정은 전후 미국에 의해 구상된 동북아 안보 체제의 구도 속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일 협정 내용에 일제 강점기의 죄악상에 대해 일본 측의 공식 사과가 한마디도 없었다. 결국 5억 달러를 받고 일본의 수십년 동안의 온갖 제국주의 범죄에 대해 면죄부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적 확장이라는 시한폭탄을 스스로 자초한 셈이 됐다.

아버지 박정희에 이어 그의 딸 박근혜는 2015년 12월 28일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통해 단 돈 10억엔의 푼돈에 민족정기와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넘겼다.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업과 위안부 백서 발간 작업 등 정부가 추진해온 위안부 피해 알리기 사업이 대부분 중단되었다.

합의 당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 인정을 비롯해 꼭 필요한 조처를 거의 취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용으로 10억엔을 내놓는 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불가역적·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선언했다. 부산 소녀상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발해 시민이 낸 성금 8,500만원으로 건립한 것이다.

아베는 10억엔을 주었으니 부산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가해자의 적반하장식 공격을 통해서 일본 내 정치적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마음껏 활용했다. 합의 발표된 내용에도 없는 것이어서 이면합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었다. 법원은 12.28 합의와 관련한 협상 문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이제라도 합의 내용을 모두 밝히고 국민의 뜻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지금도 잘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반역사적 매국행위이다. 이런 자가 아직도 대한민국 외교장관이라니! 망각한 악의 역사는 되풀이되고 망각한 선의 역사는 전통이 단절되기 마련이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그 사회의 미래를 보장하는 일이 되는 것임을 역사는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진실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자는 국민운동이 되고 있다. 촛불행동에서처럼 국민들이 스스로 민족정기와 진실을 지켜나가고 세워나가는 형국이다.

통일운동단체인 우리겨레하나되기 부산운동본부(부산겨레하나) 산하 ‘대학생 겨레하나’는 18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소녀상 지킴이’ 발족식을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부산 동구청은 소녀상 철거에 나섰었던 입장을 바꿔 조만간 소녀상 주변 현장 조사와 시민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소녀상 보존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적으로 보존할 법적·제도적 안전관리 문제가 실무적으로 검토된다고 한다.

경기도 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독도 소녀상 건립을 위해 1월 16일 도의회 로비에 모금함을 설치했다.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지 6년째가 되는 오는 12월 14일 독도에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한다는 목표 아래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일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과 적극적으로 공조했던 중국은 이번 소녀상을 둘러싼 한일 갈등에는 ‘뒷짐’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한국 내 사드(THAAD) 배치가 확정되면서 생긴 중국의 태도 변화이다.

박근혜가 쌓은 적폐의 종합적인 후유증의 일단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군의 전시 여성 성폭력이라고 하는 인류의 보편적 인권침해의 문제를 풀어내면 평화의 소녀상은 오히려 더 기념비적인 조형물이 될 거라는 지적에 유념해야 한다. 정부에 등록했던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 238명 중 지금 살아계신 분이 39명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원칙에 따라서 역사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잘못된 합의는 하루빨리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시민단체들이 부산 외에 전국 70여 곳에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매국적이고 반인권적인 박근혜 행정부의 일방적인 12.28 위안부 합의를 즉시 폐기하고 국회에도 소녀상을 설치해야 한다.

익산 여성의 전화는 지난해 9월 소녀상 건립추진위를 제안하면서 오는 8월 15일 제막식을 목표로 1월 4일부터 5,000만원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두 번 다시는 이 땅에 그러한 아픔이 재현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익산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한다. 기왕이면 많은 시민들이 소액다수의 참여로 소녀상을 건립하고 함께 그 아픔과 진실을 기억했으면 의미가 더 클 것 같다.

결국 우리 후손들을 스스로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평화의 소녀상이 익산의 소녀들이 끌려갔던 익산역과 같이 상징성도 있고 시민들의 왕래도 많은 곳에 설치되기를 바란다. 익산 평화의 소녀상이 올해 8월 15일 예정대로 건립되기를 힘차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