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포스는 저승으로 끌려가 커다란 바위를 높은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는 벌을 받게 되었다. 온 힘을 다해 바위를 밀어 올리면 바위는 굴러 떨어져 버린다. 다시 밀어 올리면 또 굴러 떨어져 버린다. 언제나 바위는 산꼭대기에만 있어야만 한다고 하데스가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영원히 시시포스는 신화 속에서 현명하고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신들은 그를 미워했다. 그는 엿듣기 좋아하고 입이 싸며 교활했다. 행여 신들의 하는 일이라도 잘못된 행위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헤르메스가 아폴론의 소를 훔치는 것을 보고 널리 퍼뜨렸으며, 제우스가 독수리로 변해 요정 아이기나를 데리고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아이기나의 아버지에게 알려주었다.

이에 화가 난 제우스가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불러 명령을 내렸다. “당장 시시포스를 잡아 저승으로 끌고 가라!” 그러나 타나토스를 외사슬로 묶어 감옥에 가두어버리자 죽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되었고 이에 저승의 신 하데스가 제우스에게 일러바쳤고 제우스는 전쟁의 신 아레스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번에는 아레스에게 끌려 지옥으로 가면서 아내에게 부탁했다. “내가 죽으면 내 시신을 광장에 아무렇게나 내버려두시오. 그리고 절대로 장례를 치르지 마시오.” 그리고 저승에 내려간 시시포스는 하데스에게 하소연을 했다. “장례도 치르지 않는 아내의 죄를 묻도록 이승에 갔다 올 시간을 주십시오.” “장례만 치르고 바로 돌아오도록 해라.”

다시 지상에 올라온 시시포스는 저승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몇 번이나 사자를 보내 경고했음에도 시시포스는 말재주와 임기응변으로 체포를 피했지만 인간이 신을 이길 수 없는 법, 결국 저승에 끌려가 영원한 형벌을 받게 된다.

시시포스의 바위는 끝없는 고통을 뜻하지만 이에 반해 인간의 무한한 도전 정신을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