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복수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을 때 초나라 임금이 대부 두 사람을 보내 자신의 뜻을 전했다.

“원컨대 나랏일을 맡아 주시기 바랍니다.”

장자가 낚싯대를 쥔 채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내가 듣자 하니 초나라에는 죽은 지 삼천 년이나 된 신령한 거북이가 있는데, 왕께서 그것을 비단으로 싸서 상자에 넣고 사당 위에 잘 모셔 두었다면서요. 이 거북이 죽어서 뼈를 남겨 귀히 여겨지기를 바랐을까요. 살아서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었을까요?”

대부가 답하기를 “물론 살아서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었겠지요.”

장자가 말했다. “돌아가십시오. 나도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겠소.”

이번에는 혜자가 양나라 재상으로 있을 때, 장자가 찾아가 만나려고 했다. 이에 어떤 사람이 혜자에게 “장자가 당신 대신 재상이 되려고 오는 것”이라고 했다. 혜자가 겁이 나서 사흘 낮밤 동안 온 나라를 뒤졌다. 장자가 이 말을 듣고 혜자를 찾아가 말하였다.

“남쪽에 사는 원추라는 새를 아시오? 원추는 남해에서 출발하여 북해로 날아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를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를 않고 감로천이 아니면 마시지를 않소, 그런데 마침 썩은 쥐를 얻은 올빼미 한 마리가 원추가 지나가자 그 썩은 쥐를 빼앗길까 겁이 나서 원추를 쳐다보며 꽥 소리를 쳤다네. 지금 자네도 그 양나라 대신의 자리가 욕심이 나서 나에게 꽥 소리를 지르는가?”

윗 두 이야기는 『장자외편』「추수」에 실린 글로 권력욕에 눈이 먼 사람은 권력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을 봐도 모두 정적으로 생각하며 세상을 살벌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자연과 동화되어 사는 사람에게 권력이란 아무 쓸모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