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고난의 주유천하 장정을 떠나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며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리며 陳(진)나라에 머무르고 있을 때 아사 직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를 따르던 제자들은 굶주림에 지쳐 거동하기도 힘들었을 때 다혈질의 제자 자로가 공자에 따져 물었다. “선생님이 그토록 꿈꾸던 군자의 모습이 결국 이런 배고픔의 인간입니까?”

공자를 믿고 따라온 제자들의 불만과 원망이 가득하였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인간형인 군자에 대한 희망과 꿈을 가지고 선생님을 선택하여 평생을 따라다닌 결과가 결국 배고파서 죽는 것이냐는 절망 어린 질문이었습니다. 공자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였을 것이며, 어쩌다 자신의 역경을 함께 하게 된 제자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자는 자로에게 한 마디로 잘라 말합니다.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역경 속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다. 君子固窮(군자고궁) 군자는 어려울 때 더욱 단단해지는 사람이고, 小人窮斯濫(소인궁사람)소인들은 어려워지면 바로 넘치는 사람이다”

참으로 명쾌한 답변이다. 공자가 꿈꾸는 군자의 모습은 어떤 역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과 소신을 유지하는 사람이며, 소인들은 어려움이 닥치면 분노하고 절규하고 원망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논어』에는 100여 번에 걸쳐 군자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군자고궁>이란 말이 마음에 가장 가깝게 느껴진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포기하지 않고 그 역경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나를 만들고 있는가? 남에게 보이는 나와 내면의 나는 얼마나 일치하며 내 삶을 채워가고 있는가?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지 않고 영혼의 떨림을 소중히 여기며 사회적 공의를 실천하며 살아가는가 되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