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숲교회 담임목사 
강 남 웅

사람은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일정하고 동일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맞춤형 판매전략 뿐만 아니라, 매장의 배치, 쇼핑을 위해 움직이는 동선, 상품의 자리까지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소비자가 바르게 대응하는 전략이 없다면, 객관적인 선택이 어렵고 자칫 잘못된 결정이나 과소비를 하게 될 가능성이 많이 있다. 그만큼 부당하거나 과다한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하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6.13 지방선거를 앞 둔 요즘, 출마하는 후보자들마다 한 눈에 보이는 커다란 옥외 현수막과 무차별적 SNS홍보를 비롯한 다양한 ‘스몰 빅’(Small Big)전략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스몰 빅’이란 사람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미치려 할 때, 최소의 시간과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뜻하는 용어이다. 이렇듯 저마다 지역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일꾼임을 일방적으로 설득하고 있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권자가 옥석을 잘 구분하기 위해 유념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매장에 가보면 공짜 샘플이나 미끼 상품을 먼저 내걸고 영업하는 곳이 있다. 한정판매나 잠깐의 폭탄세일 등으로 소비자를 몰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판매자의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전략이며, 소비자들은 결국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동안 실시되었던 지방선거도 이 같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유권자는 작은 호의나 뜻밖의 도움을 받은 기억 때문에, 또는 과거에 도와주지 못한 빚진 마음을 못 이겨, 이번 한번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표를 주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이나 특정집단이 원하는 작은 이익을 넘어서서, 우리 지역의 공동발전과 미래를 위한 책임감과 진심을 가진 출마자에게 정정당당한 한 표의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조작된 증거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홈 쇼핑 영업이나 기부활동에 참여를 독려하는 기관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구매와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한다. 코미디 프로에서는 코너 중간에 가짜 웃음소리를 삽입하여 사람들의 웃음과 반응을 유도한다. 다수의 증거를 따라 행동하면 실수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사람들의 의식을 반영한 결과이다. 또한 사이비 종교단체에서도 준비된 광신도들로 하여금, 행사의 타이밍을 맞춰 반응을 촉발하고 의도된 신비현상을 연출하는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선거에 임박할수록 유권자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흐리게 하는 조작된 증거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끊임없이 생산되고 유포되는 가짜뉴스나 악의적 정보에 대하여 진실을 확인하는 노력(Fact Check)과 사실에 반응하여 투표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알아야한다.

셋째 ‘호감이나 선입견에 이끌려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신체적 매력뿐만 아니라 고향, 성격, 배경, 옷차림 등 작은 공통점에도 호감을 갖는다. 또한 가까운 지인을 통한 소개에 거절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마을, 가족, 회사, 종교단체 등 사회적 관계망을 통한 마케팅 방식을 선호한다. 또한 좋은 이미지를 가진 연예인을 광고에 내세워 상품에 대한 호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도 망국적인 지역적 선입견을 여전히 강조하는 정당이 있을 수 있다. 후보자들의 인맥 등 사회적 관계망을 이용한 선거 전략이 여전할 것이다. 호감 넘치는 유명한 사람의 좋은 이미지를 사용해 표심에 영향력을 주려할 것이다. 이에 대해 유권자는 지나치게 호감에 사로잡혀 선거의 객관성을 상실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너무 빠른 결정을 유보하고, 선입견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지방 선거의 본래 취지와 목적에 따라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책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바보 되기 십상이다. 그만큼 세상이 우리 마음과 생각처럼 순수하지 않다는 얘기다. 정보화 시대를 살면서도 아직도 단편적인 지름길을 제공하는 정보에 무의식적이고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깨어있는 유권자로서, 다양한 정보나 목적을 가지고 다가오는 설득에 대처하기 위해서, 스스로 정보를 찾아 이해하고, 통합하고,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노력과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심은 통한다’는 말을 떠올려본다. 인간관계를 맺는 스킬이나 전달 능력이 부족할지라도 진심은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살 수 있다는 믿음에서 생겨난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부디 유권자를 설득하는데 성공하는 후보가 아니라, 진심으로 유권자와 통하는 후보에게 당선의 기쁨과 수고의 사명이 전해지기를 기도하며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