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어느 날 숲 속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검은 물체 하나가 다가와 이마를 스치더니 앞의 큰 밤나무로 향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장자가 몸을 피한 뒤 그 물체를 자세히 보니 한 마리 까치였다. ‘참 한심한 까치로군. 이 넓은 숲에서 하필이면 사냥꾼인 나를 스치다니. 그러다가 잡히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면서 밤나무 가지에 앉은 까치를 다시 한 번 바라보니 그 행동이 무엇인가 이상했다. 그 까치는 온몸을 집중하여 자신의 먹이인 사마귀를 노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사마귀도 자신의 먹이인 매미를 노리며 천적인 까치가 뒤에서 자신을 노린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까치도 사무귀도 오직 자신의 먹이에만 정신이 팔려 자신의 뒤에서 자신의 생명을 노리는 천적에게는 전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에 장자가 탄식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미물들이로구나! 자신의 먹이를 잡겠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바로 그 순간 자신을 노리는 천적에게는 온통 무방비로구나!’
이렇게 중얼거리던 장자가 문득 섬뜩한 기분이 들어 자신의 뒤를 돌아보니 이게 또 뭔 일인가. 이번에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장정 하나가 도끼눈을 부릅뜨며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달려들어 장자를 내동댕이치는 것이었다.
“멀쩡하게 생긴 놈이 남의 밤나무에 눈독을 들여! 너 같은 밤 도둑놈 때문에 매년 농사를 망치는 거야! 이제 내가 너의 그 못된 도둑놈 심보를 고쳐주겠다”
그러면서 장자를 발로 마구 차며 때리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장자는 그 사나운 장정에게 잘못했다는 말을 수십 번이나 되풀이 하고 서야 그 곳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연속적인 먹이사슬」의 무서운 현장인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자신의 뒤를 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