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사는 어떤 사람이 갈매기를 좋아하여 매일 아침 바닷가로 나가서 갈매기들과 어울려 놀았다. 그에게 모이는 갈매기들이 200마리가 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갈매기들이 모두 너와 어울려 논다는 말을 들었다. 그 갈매기를 잡아오도록 해라. 내 갈매기를 갖고 놀고 싶구나.”

그는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다음날 바닷가로 나갔다. 그러나 갈매기들은 그 위를 맴돌 뿐 내려오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열자》의 <황제黃帝>편에 나오는데 뒤이어 이런 말이 있다.

“그러므로 ‘지극한 말이란 말을 떠나는 것이고, 지극한 행위란 작위作爲가 없는 것이다. 보통 지혜 있는 자들이 안다고 하는 것은 곧 천박한 것이다’하고 말하는 것이다.”

지극한 사람은 무언無言 무위無爲하여야 자연과 융화될 수 있다. 사람들이 어떠한 욕망이나 사심 없이 갈매기를 대하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으나, 일단 갈매기를 잡으려는 마음을 갖고 다가서면 갈매기들은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해옹호구란 바다 노인이 갈매기를 좋아한다는 말로, 사람에게 야심이 있으면 그것을 알고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