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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비결

협동사회경제연구소 대표
권 태 홍

건강이 모든 사람들의 화두이다. 미래가 여전히 불안하기는 하지만 평균적인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평균수명이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평균수명은 82세정도이다.

지난 50여년동안 평균수명이 매년 5.5개월 증가했다. 즉 10년에 4년 6개월 정도 평균수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현재 익산에 100세 이상 어른은 100분이고, 110세 이상 어른도 25분이다. 지금 청년들은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문제는 오래 살지만 오랫동안 아프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1세 정도이다. 평균 11년 정도를 병마에 시달리다 떠나게 되는 것이다. 보건의료체계가 잘 정비된 나라들의 경우 그 차이가 3년 전후 정도이다. 물질만능주의와 경쟁지상주의 속에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건강을 잃는 사람들이 많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가 1,000만명에 이른다. 더구나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급격히 늘어가고 있다. 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고 고령시대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8월부터 65세 이상이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되었지만 전북은 이미 19%를 넘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건강이란 무엇인가? 지금 몸에 특별한 질병이 없으면 건강한 것이고 앞으로도 건강할 수 있는 것인가? 건강에 대한 많은 정의중에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의 건강 정의가 깊이 와 닿는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는 건강을 ‘아픔을 중심에 두고 자기를 극복하는 힘이며 몸, 마음, 세상의 안녕과 더불어 영적, 생태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발현해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두고 두고 곱씹어볼만하다. 심신의 아픔을 직시해야 한다. 아픔은 어떤 상태에 대한 신호이고 경고이기도 하고 호소이기도 할 것이다. 아픔은 피하고 싶은 무엇이고, 적당히 외면하고 넘어왔던 그 무엇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몸의 아픔만이 아니라 마음의 아픔에 대해서도 이모저모로 살펴야 한다. 과거의 어떤 일들, 오늘의 어떤 일들, 또는 어떤 관계들로 인해서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파지게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 않는가? 자신의 몸과 마음만이 아니고 세상이 아프지 않은지, 주변의 자연은 아프지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 세상이 아프면 혼자 건강할 수 없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무시는 인간의 건강을 근본적으로 위협한다. 기후변화는 나 혼자 잘살겠다는 이기심들이 지구적 수준에서 인간모두를 아프게 만드는 위협요인으로 된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건강을 위한 노력과 그 여정은 결코 개인적일 수 없다. 사회적인 일이고, 관계를 통해서 함께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아픔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아픔의 실체를 깨닫고 함께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나의 문제도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우리의 문제임을 알게 되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실천하는 과정에서 힘과 에너지를 얻고 보편적인 깨달음을 얻고 아픔을 극복하는 힘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선택이고 자연과의 관계맺음임을 알게 된다. 과도한 육식과 칼로리 섭취가 자연과 사회와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일임을 알게 된다. 엄청난 변화를 거듭해서 기적의 진화를 일구어 낸 인간의 몸이 얼마나 위대한 자생력과 복구력을 가지고 있는지 운동을 하면서 느끼게 된다.

12월 16일 창립총회를 준비하고 있는 익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발기인들중 20여명이 6주간의 시험적인 건강실천단 활동을 진행했다. 열흘간의 해독기간을 비롯해서 그 이후의 식생활개선과 운동을 통해서 어떤 몸의 변화가 있는지 매주 만나서 얘기를 나누었다. 함께 한 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서 프로그램도 스스로 만들었다. 함께 하는 건강실천이 개인적인 건강실천과 어떻게 다를지도 자못 궁금했다. 그동안 운동을 계속했음에도 과체중과 몸의 상태가 답보상태이기도 했었다. 6주간의 건강실천단 활동을 통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무엇보다 식생활이 크게 바뀌었다. 탄수화물과 염분섭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야채섭취가 몇 배 이상으로 늘었다. 총 칼로리 섭취량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운동 없는 식사감소는 체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도 고르게 줄어들게 한다. 일정한 운동을 병행한 결과 10kg정도의 체중감소에도 불구하고 근육량은 늘리면서 체지방만 감소하는 좋은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피부변화와 변의 변화도 놀라웠다,꾸준히 함께 참여했던 분들의 변화는 각자 달랐지만 탄수화물과 염분 섭취 감소, 야채섭취 증가로 인한 효과는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인의 평균 염분섭취량은 필요량의 2.5배가 넘는다. 두통을 비롯한 관절통증완화, 체중감소, 혈액순환 개선, 혈압개선, 피부개선 등의 효과가 폭넓게 확인되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함께 아픔에 대한 얘기를 솔직히 나누다 보니 성별과 나이의 차이를 넘어 깊은 이해와 공감을 형성하고 공통의 에너지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경험을 잘 살펴서 익산의료협동조합 창립총회 이후 2기 건강실천단은 개인특성이 반영된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해보기로 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시다면 건강실천단에 함께 하시길 권한다. 12월 16일에 창립되는 익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참여하시길 자신있게 권해드린다. 나와 이웃과 지역사회와 생태를 건강하게 만드는 우리들의 힘과 가능성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