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화원 고문
김 복 현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그리고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헤어 드라이로 머리를 말린 후 스프레이로 마무리를 하고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다 하지만 이 특별한 것 없는 일상 속에 독소가 가득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르면서 생활을 하고 있다. 금년도에만 벌어진 합성 화학물질로 인한 위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갓난아이에게 치명적이라고 하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발생, 기저귀문제, 발암물질이 함유된 생리대 문제, 먹는 달걀 살충제 문제, E형 간염을 유발하는 소시지에 이르기까지. 비록 직접 피부로 느낄 수는 없지만 화학물질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생활주변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화학물질이 가득하다. 아마도 화학물질이 없는 것을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모든 화학물질이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만은 아니다. 생존을 위해 어느 것은 섭취를 해야 하는 화학물질도 있다. 신체유지를 위해 허용된 양 이상이 축적되지 않는 한 건강에 큰 지장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화학물질은 친화성이라 불리는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하려는 고유의 특성을 갖고 있기에 이 특성이 다른 화학물질들과 결합되면 독성을 띠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생성된 합성 화학물질이 바로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인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합성 화학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걱정하고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화학물질 남발로 인하여 최근에 들어와서는 소화기 계통보다 신경계와 호르몬 계통에 암 발생률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합성 화학물질에 기인한다고 보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의 생활 속에 묻혀있는 합성 화학물질 소비량은 수백 배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합성 화학물질이 1리터당 몇 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그램)만 들어 있어도 건강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학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합성 화학물의 목록을 보면 첫째, 색소 방부제, 유화제, 감미료 등 각종 식품 첨가물 그룹이 있고 둘째, 인스턴트식품 각종 가공육, 통조림 등 가공식품이 있으며 셋째, 식품을 저장하는 플라스틱 용기 및 각종 주방용품들이 있다. 그리고 암을 유발하는 환경 호르몬이 첨가된 농산물, 담배 연기, 유해 연기, 선크림 향수를 포함한 각종 화장품이 있다.

식품 첨가물중 건강에 가장 적신호를 보이는 물질은 합성 화학물질이라고 한다. 산화 방지제 바하(BHA)는 껌이나 인스턴트 수프처럼 아이들이 즐겨먹는 음식에 첨가되고 있다. 이는 내분비계를 교란하고 암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식품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알루미늄은 소화기 내벽을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키고 퇴행성 신경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물질로 알려지고 있으며 알루미늄은 조린 과일이나 베이킹파우더, 식용 색소에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식품 첨가물은 장기가 형성되는 태아 시기나 유년기 성장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살충제, 제초제, 살균제의 농약은 강한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이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파킨스’ 병이나 ‘알츠하이머’ 병 같은 기억장애를 일으키기도 하며 불임이나 선천적 기형 혈액 암이나 뇌종양 같은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고 한다. 당뇨뿐만 아니라 천식이나 기관지염 같은 호흡장애를 가져오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환경 호르몬이 다른 화학물질보다 무서운 건 여러 세대에 그 영향을 전달한다는 점이다. 전립샘 암, 갑상샘 암 등이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대표적인 질병이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은 안전한가?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생수는 플라스틱 병에 담겨 있다. 플라스틱은 프탈레이트를 비롯한 다양한 화학물질로 만들어졌다. 이물질은 서로 상호 작용을 일으켜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불임이나 과체중을 유발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세제, 탈취제 등은 기관지염 피부염 등의 질환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선크림 향수 염색약 보습제품이나 클렌징 오일 디오더런트(방취제) 같은 화장제품 속 화학물질은 피부암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화학물질의 사용량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며 화학물질 생산과 유통에 대하여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먼 곳에 있는 물건들이 아닌 생활주위에 널려있는 삶의 물건들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세상이 되었으며 내 생활 주위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