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육식을 금한 시기는 대승불교가 확대되면서부터다.

부처님은 채식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초기불교 수행자들은 탁발을 통해 음식을 구했으니, 오직 신도들이 주는 대로 먹어야 했다. 고기가 싫다고 발우에서 고기를 뺀다면 공덕을 지으려는 중생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이 된다. 그렇다고 아무 고기나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부처님께서 먹어도 되는 고기를 선별하여 율장에 기록했다. 이른바 삼정육(三淨肉) 또는 오정육(五淨肉)이다.

삼정육은 첫째로 자기를 위하여 죽이지 않는 짐승의 고기. 둘째로 자기를 위해 짐승을 죽였다는 말을 남에게서 듣지 않은 고기. 셋째는 자연사한 동물의 고기와 새가 뜯어먹고 남은 고기를 추가하여 오정육이라 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제약이 있다. 코끼리·말·뱀·개의 고기는 오정육이라 하더라도 남방 불교에서는 지금껏 지키는 전통이다.

그러나 같은 대승불교 지역인 티베트에서는 육식이 일상화되어있다. 땅의 대부분이 사막이고 고원이어서, 곡물을 재배하기 힘든 게 주원인이다.

요즈음에는 스님들만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건강과 다이어트 또는 육식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채식을 선택한 베지테리언(vegetarian)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또 사등급으로 나뉘는데 세미는 채식을 주로 하되 때로는 육식도 한다. 페스코는 육류는 삼가지만 생선·계란 유제품은 먹는다. 락토-오보는 유제품과 계란은 섭취한다, 이에 반해 오로지 채소만을 고집하는 비건이 있다. 이보다 더한 스님들의 채식에는 오신채(五辛菜)라 하여 가리는 다섯 가지 마늘·파·부추·달래·홍거가 있다. 이것들은 자극성이 강하고 냄새가 심한 점이 특성이다. 홍거는 백합과의 식물로 우리나라·일본·중국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그 대신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양파를 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