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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인 차별, ‘토인비’도 놀랄 일이다

익산문화원 고문
김 복 현

2017년 정유(丁酉)년이 바쁜 걸음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가고 희망찬 무술(戊戌)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는 요즈음, 대한민국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인이 0~14세 유소년보다 많은 노인 추월시대가 되었다는 뉴스와 노인은 생계비에 신음하면서 엄동설한에 떨면서 최저임금이라도 받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진보되었지만 이면에는 여전히 춥고 배고픈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중 14%가 넘는 인구가 노인층이라고 한다.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한국을 칭찬했던 기억 하나를 떠올려보고자 한다.

한국의 생명수가 효(孝)라고 극찬했던 영국의 ‘아널드 토인비’가 아마도 지하에서 깜짝 놀라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노인 차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토인비(1889-1975)는 한국의 효 문화를 극찬했던 인물로 토인비가 죽기 2년 전 1973년에 만약 지구가 멸망해 인류가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면 가지고 가야할 문화는 ‘한국의 효 문화’라고 칭찬했다. 그 당시 우리국민 평균 수명은 63세, 지금은 82세가 넘어가고 있다.

현재 65세 인구 677만 5000명, 머지않아 1000만 명 시대가 온다. 그래서 노인공경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인 고령화 사회에서 14%인 고령사회로 가는데 17년 걸린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대한민국이다.

프랑스는 115년, 일본도 26년 걸렸다. 우리나라는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시간도 준비도 부족한 상태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그렇게 된 주요 요인은 도시화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압축 성장 속에 전통적인 가치였던 존중감, 사명감, 의무감이 빠른 속도로 퇴색됐기 때문이다. 경제적 효과와 개인주의만 추구하다보니 노인공경은 멀리 달아난 것이다.

그 실태 몇 가지를 보면 노인들 택시 안 태워 주기, 식당이나 카페에서 노인 반기지 않기, 병원에 가면 의사가 “그 나이엔 원래 아파요”라고 하니 그렇지 않아도 아픈데 더 아픈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오늘의 노인들이 잘못한 일이 있다면 한마디로 짧은 세월동안 노인들은 격변기 속에서 몸부림쳐야 했던 일 뿐이다. 노인들이 살아왔던 지난날은 부모 공양하고 자녀 키우느라 노후 준비 하지 못한 죄밖에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오늘날 젊은이들은 노인의 경제력과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돈 많고 옷 잘 입은 노인이 푸대접 받는 일은 결코 없다고 한다. 노인이 되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지난날 화려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세상을 살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오늘의 핵가족시대 공경이 뭔지 잘 모르는 것도 모두가 노인세대가 만들어놓은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직접 보고 배우지 못하는 젊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노인들은 생계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며 일자리를 찾아야만 한다. 반면 선진국들의 노인들은 자신의 여가와 삶의 만족을 위해 일을 한다고 하니 우리는 언제 그렇게 될까 그립기만 하다. 또한 노인의 가치를 짐 같은 존재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다. 귀찮은 존재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노인 공경은 교육과정에 의무적으로 인성 교육 편에 반영하여야 한다. 교육을 통한 의식개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공짜 복지가 가장 저급한 복지인데 노인에게 이를 적용하고 있다.

선진국은 노인에게 돈을 주면서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돈이 필요할 때 사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우리의 공짜는 자존감을 모두 떨어뜨리게 하고 있다. 지공거사(地空居士:지하철 공짜로 타는 사람)가 아니라 돈 내고 지하철 타면서 당당히 권리를 행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연금 보호법을 최초로 시작한 나라는 독일이다. 1889년 당시 연금 수령연령은 70세였다. 당시 독일평균 수명은 50세였으며 1916년 65세로 수급연령을 바꿨다.

우리는 언제나 이런 제도가 만들어질까? 우리나라에 만 65세가 노인이라는 규정도 없다. 65세 지하철 무료 같은 규정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대한노인회 정관에 회원은 65세로 한다는 유일한 조항이 있을 뿐이다. 독일 스웨덴 스페인은 67세가 노인 기준이다. 선진국들은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67세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회보장 시스템을 함께 갖추고 있다. 우리는 아직 미흡한 상태다. 노인 교육도 권장이 아닌 의무로 바뀌어가고 있다. 상대적 노인 빈곤율 49%로 OECD 중 1위, 노인 자살율도 1위인 우리나라 고령자는 돈, 소득, 친구가 없는 3무(無)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무역수출 1조달러 시대에 걸 맞는 노인복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018년 무술(戊戌)년 개의 해에는 총명한 개처럼 밝은 소식이 있기를 고대해 보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