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예총 익산시회장

김영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행동하고 소리를 내면서 말을 배운다. 언어는 인간만이 갖는 유일한 특권이라고 「샤르트르」는 말했다. 따라서 인간은 주어진 언어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주어진 언어의 적절하고 짜임새 있는 표현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언어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부단히 노력하고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언어의 홍수 속에서 살게 되었고, 어떤 말이, 어떤 내용의 글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해가 되는지 구분할 수 있는 가치 판단 능력이 모호해지고 어려워졌다.

인간의 활동범위가 넓고 무궁함에 비하여 언어의 활용 범위는 그리 넓지는 않은 것 같다. 언어라는 자체가 자신의 의사 표현력을 기르고 대중을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는 만큼 이보다 앞서 자신의 내면적 인격, 지적 교양의 근본적 밑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한 언어에서 활동의 연결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언어에는 항상 책임이 뒤따르며 책임 없는 말은 상대에 대한, 대중에 대한 기만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요즘 선거철을 맞이하여 상대를 중상모략하고 비방하며 상식 이하의 언어를 남발하여 유권자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는 일들은 언어의 본래 의미와는 거리가 먼 결과라 할 수 있다.

‘흑색선전’이란 말이 있다. 그 말은 원래 군사용어로써 그럴듯한 풍문을 만들어 상대의 국민과 정부, 그리고 군대를 이간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려 전의를 상실시키려는 심리전의 한 방법일 뿐이다. 자기의 의지와 신념으로 자기의 의사를 가장 정확하고 정직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현대인의 필수 조건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거에 입후보한 특정인은 더더욱 이 필수조건을 구비하는데 기본이고 도리가 아닌가 한다.

국회의원, 익산시장 재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30만 익산시민의 대표를 뽑는 이번 선거는 제3야당의 출연으로,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모양으로, 후보의 난립으로, 전임 시장의 독직 여파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공인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높아만 가고 있는 현실과 어우러져 안타까운 가운데 하루하루 세월만 간다.

정치인의 비리가 결국은 정치 불신을 낳아 무관심을 부채질하고 그 피해는 결과적으로 시민에게 돌아와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으니-

최근에 와서 나아감(進)을 모르는 사람들과 물러남(退)을 모르는 사람들을 많이도 보게 된다. 자신의 능력과 그릇에 맞지 않는 감투를 탐하여 온갖 술수와 불의로 나아가고자 하는 자들은 종국에는 스스로 패가망신의 길로 들어갈 것이고,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자명한 이치에 맞춰 마침 물러나야 함에도 미련과 과욕을 부리며 악착같이 버티는 사람 또한 자신의 치부가 백일하에 드러남에 뭇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한 몸에 받아 몸과 마음이 황폐해지고 급기야는 온갖 망신만 다 당하고 등 떠밀려나가는 불상사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나아감도 어렵지만 물러남의 문제는 더욱 난해하고 복잡하여 항상 경계를 했던 것이 우리 선현들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현재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일부 후보의 자질에 문제가 있음을 시민들이 잘 알고 있다. 시민을 향하여 독설과 무지함을 드러내는 후보가 30만 익산시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 분명하다. 익산시장이라는 자리를 초등학교 줄반장 뽑는 선거로 인식하는 후보는 혹독한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제 우리 시민들은 선거일에 모두 참여하여 우리의 일꾼을 바로 뽑아야 한다. 한 번의 실수는 용서가 가능하나 두 번의 실패는 하지 말아야 한다. 후회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며 정확하고 냉정한 투표를 통하여 시민의 의지를, 우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 민주시민의 기본권이자 자기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민주주의 기틀을 세워, 아름다운 익산의 봄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