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 초대 패자 제환공이 죽자 송양공은 패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고 홍수弘水라는 커다란 강가에서 초나라 성왕成王의 군사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송나라 군이 먼저 강가에 자리를 잡고 진지를 구축하였을 때 원정을 온 초나라 군이 막 강을 건너기 시작하자, 송나라 군의 총사령관 사마자어司馬子魚가 말합니다. “아군은 수가 적고 적군은 많습니다. 그러니 적군이 강을 다 건너기 전에 공격해야 합니다.” 이에 송양공이 “아니 되오.”라고 하였고, 이런 와중에 초나라 군은 모두 강을 건넜지만 아직 전투대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사마자어가 다시 말합니다. “아직 적군의 진형이 정비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격해야 합니다.” 또다시 송양공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 되오.”라고 했다.

연거푸 기회를 놓친 송나라는 초나라 군에게 크게 패하고 맙니다. 여러 신하가 죽고, 송양공은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송양공의 태도를 비판하자 송양공이 말합니다. “군자는 상처 입은 사람을 두 번 공격하지 않고, 노인을 잡지 않는다. 옛날에 군사를 부릴 때는 곤란한 곳에 있는 적은 치지 않았다. 나는 비록 망국 은나라의 후손이기는 하나 전열을 가다듬지 않은 적을 공격할 생각은 없다.”

이 말을 들은 사령관 사마자어가 송양공에게 말했다. “주군께서는 전쟁을 모르십니다. 강한 적이 곤란한 지형을 만나 전열을 가다듬지 못하는 것은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것입니다. 또 초나라는 우리의 적입니다. 팔구십 된 노인이라도 적이면 잡아야 하거늘 그자가 노인인지 아닌지 따질 까닭이 어디에 있습니까. 전쟁을 가르칠 때에는 적을 죽이라고 가르칩니다. 상처를 입었다고 어찌 다시 공격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유리한 점을 이용한다고 하면 적이 곤란에 빠졌을 때 쳐도 되고 소리와 기세를 올리려면 적이 대오를 갖추지 못했을 때 쳐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송양공은 이때 입은 부상으로 생긴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그 이듬해에 죽고 말았습니다. 이 일로 인하여 중국 역사에서 송양공은 어리석은 군주의 본보기가 되어 오늘날까지 조롱을 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