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당황, 황당, 실망!

이것은 필자의 이번 6.4지방선거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에 대한 느낌이다. 경선이 끝나고 본선에 접어들었지만, 이런 느낌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사실, 당황한 것은 이미 안철수가 민주당과 합당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아니 무공천 약속을 깨버리면서 당황을 황당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선은 실망감을 주었다.

기존 정치세력이 아닌 정말 새로운 정치를 해 보겠다고 모였는데, 대부분이 구민주당에서 쫓겨난 사람들이었다. 합당했으면-물론, 합당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만-합당 정신을 살리기 위한 배려와 양보가 있어야 함에도 구민주당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흔들기를 하였다. 그리고 원칙없는 타협과 야합, 나눠먹기……. 그 누구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것이 정치인가 보다. 내가 너무 몰랐다.

이제 누가 옳고 그른지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복잡다단한 경선이 끝났지만 본선에서도 논란은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 정책선거라는 말이 있는가 할 정도로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다. 과연, 이번 선거의 기준은 무엇이어야 할까? 참으로 부끄럽다. 뭐라 할 말이 없다. 선거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과연 잘 정리가 될 것인지 의문이다. 성숙해지고 성장하기 위해 겪는 고통이라면 다행이지만 후퇴의, 퇴보의 분열과 혼란이라면 걱정스럽다.

여기에 세월호참사로 사회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슬픔과 분노, 비난과 반목만이 주위를 감싸는 것 같다. 이번 6.4지방선거를 통해 정말 새정치의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랐다. 그 가능성도 실제로 있었다. 안철수현상이 생각보다 오래가면서 국민적 기대가 함께 하면서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기존 정치세력의 벽은 높나 보다. 결과적으로 실망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예전에 필자는 한 후배에게 “이왕 정치를 하려고 생각한다면 이것 저것 눈치만 보지 말고 안철수쪽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보는 것이 어떠냐? 그래야 새정치를 이룰 수 있지 않겠냐?”라며 적극적으로 권유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실제로 안철수신당이 만들어지기 전에 익산에서 가장 먼저 안철수의 깃발을 들었고 가장 열심히 활동했다. 그런데, 이렇게 되고 보니 그 후배에게 그 말을 했던 것이 미안할 뿐이다. 물론, 그 후배는 “제가 선택한 길이니 그래도 끝까지 가야지요. 맘에 안든다고 이랬다 저랬다 할 수는 없잖아요?”하며 그 길을 아직 가고 있다. 정말 정말 미안하다.

나는 이번 선거는 사람을 꼭 봤으면 한다. 우리가 잘 알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번 선거만큼은 사람을 보고 찍었으면 좋겠다. 사실, 이번 선거는 이것 말고는 다른 기준이 없다. 예전에는 솔직히 정책도 보고, 정당도 보고 될 사람인가 아닌가도 보고 하였지만 이번에는 그 어떤 기준도 정확하지 못하며 문제가 있다. 그래서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결국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서 사람을 보고 찍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만이 이처럼 복잡한 선거정국을 잘 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노력하고 애쓴 사람이 존경받고 대접받는 사회야말로 가장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많이 부족했고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 아니 더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원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어려울수록 복잡할수록 더 원칙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접근해야 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지금의 선거에서의 핵심은 사람을 보는 것이다. 누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그럴만한 사람인지 앞으로는 어떨 것인지 나름대로 평가해 보고 판단해 보는 것이다. 원래 지방선거란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을 보는 것이다. 정세, 정치보다는 사람을 보고 찍는 것이 지방자치이다. 그래서 정당무공천이야기도 나왔던 것이다.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올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 명확한 것은 발전적이지 않다는 느낌만은 어쩔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면 얼마가지 않아서 또 국회의원선거한다고 또 난리일 것이다. 누가 누가 나온다네 하면서 줄서기와 세불리기가 시작될 것이다.

세싸움이 아니라 진정 인물싸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