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서울을 찾아 한강변을 거니는데
멀리 당산철교가바라보이는 바윗돌 쉼터에
나비 한 마리 날아와 앉아 휴일을 즐긴다
돌 위에 날아든 나비는 갈지자 걸음으로
한강을 바라보며 추억에 잠긴다
서울과 함께 서울과 더불어 서울에 살아가는
서울 사람들의 애증이 강을 이룬 이곳에
나비는 하늘을 날아오른 이의 기쁨이 되지 못하고
힘겨운 삶에 떠밀려 낙하한 사람의 원혼을 위로하듯
비윗돌에 앉아 날개를 퍼덕인다
달빛 환히 떠오르는 어느날 밤에 들었을까
강물에 투신한 서글픈 영혼의 뒷모습 바라보며
함께 울었을까
그날의 슬픈 노래가 여울져 흐르는 한강변에
내려앉은 나비는 차마 날아오르지 못하고
마음이 무거운 듯 두 날개만 뒤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