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牝鷄無晨, 牝鷄之晨 惟家之索」

‘암탉은 새벽에 울지 않으니,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무너진다.’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의 무도한 주(紂)임금을 치러가기 위해 목야(牧野)에서 군사를 모아놓고 맹세한 말이다. 여기서 무왕이 말하는 암탉은 주임금 곁에서 잔인하고 요사스러운 짓을 하여 한 나라를 뒤흔든 달기를 지칭한 말이다.

여자가 지나치게 설쳐 나라꼴을 엉망으로 만든 적이 종종 있었기에 이런 말을 하였을 것이다. 또한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여자가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부장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릇된 속설이 계속 이어졌을 것이다.

이 말은 <서경(書痙) 목서(牧誓)편>에 기록된 것이다.
이를 경계한 예가 당나라 태종의 황후 장손씨이다.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훌륭히 내조한 인물이다. 태종도 그녀의 인품과 지혜를 아는지라 신하들의 상벌 문제가 생기면 그녀의 의견을 묻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녀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합니다. 아녀자인 제가 정도(政道)에 참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라고 말하며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또 태종이 그녀의 오빠 장손무기(長孫無忌)를 재상으로 임명하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외척의 전횡이 염려되어 극력 반대했다고 한다. 그녀가 36세로 일찍 죽었을 때 태종은 ‘안으로 한사람의 훌륭한 보좌관을 잃었도다’라며 통곡했다고 전해진다.
가부장제 사회가 무너진 지 이미 오래되었으니, 이 또한 속절없는 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