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학문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경건하고 성실하였다. 따라서 제자들에게도 늘 성실히 학문에 임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재여宰予라는 제자가 낮잠을 자는 것을 보았다. 공자는 불같이 화를 냈다.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거름흙으로 쌓은 담장은 손질할 수가 없다. 내 재여에게 뭐라고 꾸짖을 것이 있겠느냐?”

썩은 나무니 거름 흙담이니 하는 심한 말로 재여를 꾸짖은 평소 공자가 성실하지 못한 태도를 매우 싫어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일화다. 더구나 꾸짖을 필요조차 없다고 하는 말은 더 이상은 가르치기 싫다는 것이니 이보다 더한 꾸짖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공자는 이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처음에는 남에 대하여 그의 말만 듣고도 그의 행실을 믿었으나, 이제 나는 남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 나서 다시 그의 행실까지 살펴보게 되었다. 나는 재여 때문에 이같이 고치게 되었다.”

재여는 평소 말을 잘 하였으나, 행실이 이에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에 공자는 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이 대목은 <논어> 전편을 통틀어 가장 준엄한 꾸짖음이다. 낮잠 정도 잔 것으로 너무 심하게 제자를 몰아세우는 것이 아닌가 의심해 볼 수도 있으나 혼낼 때는 정신이 번쩍 나게 따끔히 혼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문을 하는 사람에 있어 가장 큰 병통은 게으름과 나태함일 것이다.

<논어>의 공야장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다는 말로 이미 자질이나 바탕이 그릇되었다면 그 위에 가르침을 베풀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