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제나라 맹상군孟嘗君의 가까운 신하 중 한 사람이 맹상군의 측실側室과 밀통하고 있었다. 이를 아는 자가 맹상군에게 말하였다.

“대감의 가까운 신하로서 측실과 밀통하다니 매우 의롭지 않습니다. 죽여버리십시오.”

“미모의 여성을 좋아하는 것은 인정이다. 내버려 두어라. 더 말하지 말라.”

그렇게 1년쯤 지나고 나서 맹상군이 측실과 통하고 있는 자를 불러 말했다.

“그대와 나의 교제는 매우 오래되었네. 하지만 대관大官에는 아직 천거될 수 없을 것 같으며, 소관으로는 그대가 불만일 것 같아, 내 위나라 군주와 터놓고 지내는 사이일세, 여행용 수레와 예물용의 모피, 명주도 갖춰서 줄테니, 이것으로 위군에게 사사해 주기 바라네.”

이 사람이 위나라에 가서 크게 중용되었다. 그러다가 제나라와 위나라의 국교가 험악해지자 위나라의 군주는 제후와 밀약하고 병력을 합쳐 제나라를 공격하려고 했다. 그때 이 사람이 위나라 군주에게 말했다.

“맹상군은 신의 불초함을 불구하고 신을 전하에게 천거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신은 제나라와 위나라의 선군先君께서는 말과 양을 잡아 제나라와 위나라는 후세까지도 오래오래 전쟁을 하지 말자 만약에 전쟁을 도발하는 자가 있으면 그 자를 이 말이나 양처럼 죽이자.고 맹약했다고 들었나이다. 전하께서 제후의 군대를 연합하여 제나라를 공격하시면 전하께서는 부군父君의 맹약을 어긴데다 맹상군까지도 기만하는 것이 되옵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오서는 제나라를 공격할 생각을 말아주소서. 신이 아뢰는 말을 들어주시면 좋고, 만약에 들어주시지 않는다면 신은 어리석기 때문에 제 목을 잘라 피를 주군의 옷깃에 뿌릴 것입니다.”

이래서 위나라 군주는 제나라를 공격하는 것을 중단했다. 제나라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맹상군이야말로 선견지명이 있는 분이었구나. 재난을 뒤집어 공이 되게 하였다”하며 감탄했다고 한다.

악을 악으로 대하지 아니하고 선으로 대하면 잊혀진 훗날에라도 덕이 되어 돌아올 것이니, 항상 선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갑시다.